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49)이 홈팬들에게 실망했다.
다저스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2-4로 역전패했다. 다저스가 2-1로 앞선 9회 초 등판한 마무리 켄리 잰슨(34)이 윌머 플로레스(30)에게 역전 3점포를 얻어맞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다 이긴 경기를 놓친 탓일까. 빅터 곤잘레스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오는 잰슨을 향해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로버츠 감독은 패배보다 이 부분이 실망스러웠다. 미국 매체 ESPN에 따르면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팬들은 분명 자신들의 실망감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존중하면서도 "하지만 다저스에서 나고 자란 잰슨은 경기장 안팎에서 구단과 팬을 아끼고 위해왔다고 생각한다"라고 잰슨을 감쌌다.
이어 "잰슨은 홈구장에서 공을 던지길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아마 잰슨은 말하지 않겠지만, 난 말해야겠다. 난 우리 홈팬들의 야유에 실망했다"고 힘줘 말했다.
로버츠 감독의 홈팬들을 향한 실망감은 올해 잰슨의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날 한 타자만 잡고 3실점을 했음에도 잰슨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15에 불과했다. 또한, 그는 38경기 29번의 마무리 기회에서 21번의 세이브를 해냈고, 이번이 4번째 블론세이브였다. 올해 20세이브 이상 거둔 불펜 투수 8명 중 잰슨보다 적은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선수는 3명에 지나지 않는다.
잰슨의 헌신을 언급한 것도 괜한 말이 아니다. 2010년 데뷔한 잰슨은 12시즌 내내 다저스의 뒷문을 지켰다. 그가 다저스에서 거둔 333세이브는 2위 에릭 가니에가 기록한 161세이브에 2배가 넘는 압도적인 프랜차이즈 기록이다.
암흑기에 데뷔해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우승 그리고 마침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함께한 잰슨은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마무리된다.
라이벌전을 극적으로 패한 실망감과 1위 기회를 놓친 아쉬움이 클 수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월드시리즈 7차전도 아닌 평범한 162경기 중 한 경기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