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리오넬 메시를 바라보는 바르셀로나 동료들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메시는 8일(이하 한국시간)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01년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아카데미에 입단한 뒤 20년 동안 꾸준하게 활약하며 팀의 핵심으로 거듭났던 메시가 결국 바르셀로나와 재계약을 맺지 못하며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줄곧 바르셀로나에서만 뛴 메시는 공식전 778경기에 출전해 672골 205도움을 기록했으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10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등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레전드이자 상징적인 존재였다.
메시는 지난 여름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당시 최종 결정은 잔류였지만 계약 연장은 하지 않았고, 결국 지난 6월 자유계약 신분을 얻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메시는 다시 한번 바르셀로나와 함께 하겠다고 결심하면서 코파아메리카 이후 재계약 관련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재정이 문제였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6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메시와의 재계약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경제적, 구조적인 장애로 인해 공식적인 재계약에 도달하지 못했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메시는 "나는 올해도 바르셀로나에 머물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떠나게 됐다. 이곳은 나의 집이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작별인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떠날 줄은 몰랐다. 만약 떠난다면 캄프 누에 가득찬 팬들 앞에서 작별인사를 할 줄 알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메시는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이어갔다. 메시는 "지금까지 힘든 시기도 있었고 경기에 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훈련하고 경기에 뛰기 위해 돌아갈 곳이 없다. 이곳에서의 여정이 끝났다는 사실이 매우 힘들다. 난 정말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작년에는 떠나고 싶었지만 올해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또한 메시는 "나는 바르셀로나에 잔류하기 위해 주급 50%를 삭감하겠다고 제안했다. 바르셀로나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았다. 주급 삭감이 합의됐지만 결국 재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주급 인상을 요구했다는 사실은 거짓이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메시와 바르셀로나는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바르셀로나에서 메시와 함께 뛴 선수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조르디 알바, 헤라르드 피케, 프렝키 더 용, 앙투안 그리즈만,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지난 시즌까지 메시와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알바는 메시가 눈물을 흘리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특히 피케는 메시가 떠나는 것이 확정된 뒤 자신의 SNS에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보고 싶을 거야. 사랑해"라고 감동적인 작별사를 남겼고 기자회견장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바르셀로나에서 메시와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던 루이스 수아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