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 부진으로 다시 불펜으로 돌아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좌완 김광현(33)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광현은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LA다저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MK스포츠를 만난 자리에서 "어제는 화난 상태에서 올라갔다. 결과가 좋을 수가 없었다"며 전날 등판을 되돌아봤다.
전날 김광현은 다저스와 홈경기 8회 불펜 투수로 등판, 1 1/3이닝 2피안타 1피홈런 2탈삼진 기록했다. 9회 저스틴 터너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김광현은 밀워키 원정 부진 이후 불펜으로 다시 내려갔다. 사진=ⓒAFPBBNews = News1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경기에서 1 2/3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던 그는 이후 구단의 선발 예고에 10일 다저스와 시리즈 마지막 경기 선발 투수로 예고돼왔지만, 마이크 쉴트 감독은 경기 직후 바로 다음날부터 김광현대신 유망주인 제이크 우드포드를 선발로 올릴 가능성에 대해 말해왔다. 사실상 선발 교체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였다.
김광현도 이같은 분위기를 모를 리 없었다. "(감독 멘트를 전한) 기사들을 보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구단의 대처 방식에 대한 아쉬움은 지울 수 없었다. 이전까지 등판 일정에 대해 별다른 말이 없었던 세인트루이스 코치진은 원래대로라면 불펜 투구를 할 예정이었던 8일 갑자기 그를 불러 불펜 대기를 지시했다.
그는 "오후 3시에 팀 단체사진을 찍었는데 10분전에 '시간이 부족하니 질문은 나중에 하라. (선발 투수가 누구인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오늘은 불펜이 부족하니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으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불펜 강등 통보였다. 세인트루이스는 9일 게임노트에 10일 경기 선발 투수를 '추후 결정(TBD)'으로 바꿨고, 라인업 카드에는 김광현을 불펜 투수로 올려놨다.
지난달 팔꿈치 염증으로 이탈했던 김광현은 불펜으로 복귀했지만, 잭 플레어티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며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8월 30일 피츠버그 원정에서는 4이닝 1실점 호투했지만, 5일 밀워키와 원정경기에서 1 2/3이닝만에 4실점으로 부진했다. 결과적으로 한 경기를 망친 것 때문에 선발진에서 밀려나는 상황이 됐다.
선수 입장에서는 당연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치다. 그는 "못한 것은 내 잘못"이라 말하면서도 '한 경기 망쳤다고 내려가는 것은 조금 아닌 거 같다'는 말에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구단이나 감독과 싸워봐야 득이 될 것이 하나도 없다"며 스스로 화를 삭였다.
김광현은 이번 시즌 이후 세인트루이스와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