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기 전까지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투구도 없던 투수가 7이닝 무실점 투구라는 깜짝 괴력을 보여줬다. SSG 랜더스의 우완 최민준(22)이 인생투를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SSG 랜더스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서 8-0 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SSG는 2연패를 끊고 57승11무58패를 기록했다. 반면 LG는 63승6무50패를 마크했다. 삼성이 같은 날 키움에 2-8로 패하면서 LG는 2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삼성과 승차는 없다.
SSG 선발 최민준의 깜짝 호투가 돋보였다.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5순위로 SK(SSG 전신) 유니폼을 입은 '프로 4년차' 최민준. 그는 데뷔 첫해인 2018 시즌 2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4.40을 올렸다. 이후 상무서 군 복무를 하면서 선발 수업을 착실히 받았다.
올 시즌엔 김원형 SSG 감독의 신임 하에 초반부터 불펜으로 활약했다. 그러다 7월 8일 키움을 상대로 선발 데뷔전을 치렀고, 두 번째 선발 등판인 8월 18일 NC전에서 첫 선발승을 따냈다. 이후 최민준은 이 경기 전까지 33경기서 2승 3패 4홀드 평균자책점 6.47을 기록 중이었다.
1회에는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2회는 삼자 범퇴. 3회엔 1사 후 안타를 허용했으나 역시 후속 두 타자를 범타로 묶었다. 4회 역시 삼자 범퇴. 5회 안타 1개를 내준 그는 6회도 삼자 범퇴 처리하며 위력투 행진을 이어나갔다.
이미 자신의 종전 1경기 최다 이닝(5이닝) 기록을 넘어선 최민준이었다. 결국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준 최민준. 이날 자신의 첫 볼넷이었다. 그러나 이상호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한 뒤 김민성을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키며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개인 통산 최다 이닝(이전 5이닝 4차례) 기록과 함께 생애 첫 퀄리티 스타트 투구를 펼친 순간이었다. 7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이날 뿌린 공의 총 갯수는 92개(스트라이크 61개, 볼 31개). 슬라이더를 무려 48개나 던진 가운데, 속구 31개, 커브 12개, 체인지업 1개를 각각 섞어 사용했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5km/h까지 나왔다.
최민준의 호투를 돕기라도 하는 듯 타선도 힘을 냈다. 특히 '추추트레인' 추신수는 팀이 3-0으로 앞선 4회 2사 1루서 LG 선발 이민호의 초구 속구(142.4km/h)를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트렸다. 시즌 20호 홈런.
이 홈런으로 추신수는 KBO 리그 역대 최고령(만 39세 2개월 22일) 20(홈런)-20(도루)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종전 최고령 기록 : 양준혁 2007년 10월 5일 사직 롯데전 달성·만 38세 4개월 9일) 역대 39세 이상 선수가 20홈런을 기록한 적은 4차례(홀리오 프랑코, 펠릭스 호세, 이승엽, 이호준) 있었다. 또 KBO 역대 54번째 20-20 클럽 가입이자, SSG 소속으로는 최정(2차례·2012,2013 시즌)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제 SSG는 6일 LG를 상대로 잠실구장에서 더블헤더를 치른다. 최민준의 호투를 발판으로 삼아 SSG가 후반기 막판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