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KBO리그 공식 기준 160km 강속구를 던진 ‘파이어볼러’ 문동주(20·한화)의 성장 속도가 엄청나다. 첫 풀타임 시즌을 맞아 단숨에 팀 에이스로 떠오르며 잠재력을 폭발하기 시작했다.
올해 5경기에서 27⅔이닝을 던지며 2승2패 평균자책점 2.28 탈삼진 30개 WHIP 0.08 피안타율 1할8푼1리를 기록 중이다. 개막 한 달이 조금 지난 이른 시점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피칭 퀄리티가 상당히 뛰어나다.
규정이닝에 아웃카운트 1개가 모자라지만 25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31명 중 평균자책점 6위, WHIP·피안타율 4위. 국내 투수 중에선 모두 안우진(키움) 다음 가는 2위 기록이다. 안우진은 올 시즌 7경기(44이닝) 2승2패 평균자책점 1.23 탈삼진 59개 WHIP 0.80 피안타율 1할7푼7리로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PTS 기준으로 직구 평균 구속도 151.4km로 안우진(153.8km) 다음이다. 직구뿐만 아니라 낙차 큰 커브, 평균 140.7km 고속 슬라이더도 위력적이다. 직구·커브·슬라이더 3가지 구종을 주로 쓰며 완급 조절에 주자 견제까지 갖췄다. 올해 도루 허용이 없다. 제구가 흔들릴 때가 있지만 와르르 무너지진 않는다.
문동주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바로 곁에서 2년째 지켜보고 있는 한화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33)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페냐는 “문동주와 작년부터 함께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관한 이야기도 종종 나누곤 한다”며 “지금 방향대로 잘 성장하면 메이저리그에 가고도 남는다. 이 친구 잠재력이라면 지금 당장도 가능하다”는 극찬을 했다.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페냐는 지난 2016~2017년 시카고 컵스, 2018~2021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 6시즌을 뛴 경력이 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통산 104경기(24선발)에서 260⅔이닝을 던지며 15승8패3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4.66 탈삼진 267개를 기록한 베테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날고 기는 선수들을 수없이 본 페냐가 인정할 만큼 문동주의 재능은 특별하다. 페냐도 쉬는 날 운동을 제의해서 같이 할 정도로 문동주의 재능을 좋은 길로 이끌려 한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서로 장난을 치며 둘만의 세리머니도 할 만큼 끈끈한 사이다.
문동주는 “페냐가 저를 좋게 평가해준 것에 감사하다. 페냐에게 야구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사이로 계속 잘 지내고 싶다”며 “메이저리그는 아직 멀었다”고 손사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