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둥 김민재 소속팀 나폴리(이탈리아)와 골든보이 이강인 소속팀 마요르카(스페인)가 다음달 한국에서 친선 경기를 추진하는 가운데 논의 과정에서 K리그를 배제한 정황이 나타나 논란이 될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부터 스포츠 전문 컨소시엄으로부터 나폴리와 마요르카 친선 경기 관련 서류를 제출받아 검토 중이다. 경기 일자와 장소는 다음달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10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컨소시엄은 한국프로축구연맹 동의서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달 10일 대구와 울산, 대전에서 K리그1 3경기가, 김천과 창원, 부산에서도 K리그2 3경기가 각각 개최된다. 해당 날짜에 나폴리-마요르카전에 열리면 K리그 경기 흥행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연맹으로서는 해당 날짜에 나폴리-마요르카전을 개최하는 것에 동의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연맹 관계자는 "K리그 경기가 있는 날에 해외팀 친선 경기를 잡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컨소시엄의 제출서류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동의서가 누락된 것이다. 나폴리-마요르카전을 성사시키려면 대한축구협회에 국제대회 개최를 위한 14가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오는 12일까지 연맹 동의를 받아오라며 컨소시엄의 요청을 반려했다.주목할 부분은 해당 컨소시엄이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관련 서류 자체를 보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컨소시엄이 이번 나폴리-마요르카전을 준비하면서 K리그의 동의를 아예 구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K리그 '패싱'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토트넘(잉글랜드)과 세비야(스페인) 간 국내 친선경기가 K리그 경기일인 7월16일 열리기도 했지만 이번 사안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애초에 7월16일은 K리그 경기일이 아니었다. 토트넘-세비야전 개최 일자가 확정된 상황에서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A대표팀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출전과 대표선수 차출을 위해 K리그 일정 변경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뒤늦게 7월16일에 K리그 일정이 생긴 형태였다.
이처럼 신청 절차상 논란의 소지가 있는 만큼 대한축구협회가 해당 경기의 승인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한축구협회 '국제대회 승인 및 운영 규정'에 따르면 필수 서류 14종에는 대회 또는 경기 운영 계획서, 개최지 관할 광역 시도협회 개최 동의서, 참가팀 소속 대륙연맹 참가 승인서와 함께 해당 연맹의 개최 동의서가 포함돼있다. 축구협회는 해당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신청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아울러 국제대회 승인의 취소나 조정을 결정할 수 있는 세부 규정까지 마련돼있다. 축구협회가 승인 신청을 거부할 수 있는 조건으로는 ▲이행각서의 중대한 위반행위로서 대회의 일방적인 취소 또는 변경, 대회운영의 미숙, 기타 사업적 권리의 침해 등을 발생시키는 경우 ▲축구 발전 차원에서 조정이 필요할 경우 ▲국내대회 및 리그 일정과 중복이 될 경우 등이 있다.
해당 대행사는 연맹 동의서를 얻지 못한 데다 국내 리그 일정과 중복을 피해야 한다는 조건도 아직 충족하지 못한 셈이다.
모처럼 국내 선수들이 주도하고 있는 유럽 축구팀인 나폴리와 마요르카 간 경기 추진 소식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기 추진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남에 따라 경기 성사 여부 자체도 아직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