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제이든 산초(23·잉글랜드)가 마침내 떠난다. 지난 9월 에릭 텐 하흐(53·네덜란드) 감독과 갈등을 빚은 후 스쿼드에서 제외되는 등 완전히 자취를 감춘 그가 최근 ‘친정’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임대 이적하는 데 상당히 가까워졌다. 맨유와 도르트문트는 이적 합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산초가 도르트문트로 향하는 이적 거래가 거의 완료된 상태”라며 “맨유와 도르트문트 간의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기 직전이다. 세부 사항만 조율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산초는 도르트문트로 6개월 임대를 떠나 잔여 시즌을 뛸 예정이다.
앞서 산초는 지난 9월 초 텐 하흐 감독과 갈등을 빚더니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는 당시 출전 기회를 주지 않자 결정에 반발하더니 급기야 “모든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 사람들이 전혀 사실이 아닌 말을 하고 다니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대응하면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산초는 텐 하흐 감독뿐 아니라 몇몇 동료들과도 충돌했다. 결국 그는 징계를 받았고, 이후로도 ‘갈등의 골’이 깊어지더니 끝내 텐 하흐 감독과 관계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스쿼드에서 제외된 데에 이어 훈련장 등 1군 모든 시설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아울러 산초는 새 시즌 맨유의 단체 사진에도 등장하지 못했다.
산초는 사실상 맨유에서의 생활이 끝난 가운데 이번 겨울 이적시장 때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런 그는 도르트문트를 제외하고도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 AS로마 등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산초의 행선지에 많은 이목이 쏠린 가운데, 최종적으로 ‘친정’이자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도르트문트행을 택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해 보면 도르트문트는 6개월 동안 산초를 임대 영입하면서 임대료를 지불한다. 대신 산초의 주급 일부는 맨유가 부담하는 조건이다. 도르트문트가 맨유에 총 지불하는 금액은 임대료와 주급 포함해 300만 유로(약 43억 원) 수준이다. 산초는 이미 도르트문트행을 택했고, 이제 맨유와 도르트문트가 마무리 합의에 도달하면 이적은 공식화될 전망이다.
산초는 이번 도르트문트 임대 과정에서 완전 이적 옵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글로벌 화학그룹 이네오스의 창립자인 짐 랫클리프(71·잉글랜드) 경이 맨유의 지분 25%를 인수해 공동 구단주가 되면서 축구 운영 관리에 대한 책임을 모두 위임받은 가운데 올여름 대대적인 스쿼드 개편에 나설 계획인데, 산초의 잔류 여부를 그때 가서 결정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산초는 맨체스터 시티 유스에서 성장해 프로 데뷔까지 성공했지만,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이후 그는 잠재력을 꽃피우면서 독일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그는 현란한 개인기와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로 매 경기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런 산초는 ‘차세대 월드클래스’로 평가받으면서 주가가 치솟았고, 빅 클럽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끝에 지난 2021년 맨유에 입단했다. 당시 무려 7,500만 파운드(약 1,230억 원) 이적료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등 실망스러웠고, 텐 하흐 감독과 갈등까지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