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에 성공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 당한 주 천제의 골 세리머니(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이 한 수 아래의 전력인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승리에 실패했다.
중국은 13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압둘라 빈 나세르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지키스탄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9위인 중국은 FIFA 랭킹 106위인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A조는 개막전에서 카타르가 레바논에 3-0 대승을 거뒀기에 카타르가 1위, 중국과 타지키스탄 공동 2위, 레바논이 4위에 자리했다. 중국의 다음 상대는 레바논이다.
중국은 5-3-2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탄 롱과 우 레이가 투톱을 구성했다. 왕 샹위안과 다이 와이 춘 그리고 왕 치우밍이 중원을 책임졌다. 좌우 윙백에는 류 양과 류 빈빈이 배치됐다. 장 린펑, 주 천제, 장 광타이가 5백의 중앙을 수비했다. 얀 쥔링이 골문을 지켰다.
최정예 라인업을 꺼내든 중국(사진=게티이미지)
타지키스탄은 4-3-3 포메이션을 준비해왔다. 잘릴로프, 소이로프, 카몰로프 3명이 중국의 골문을 조준했다. 판샨베, 슈쿠로프, 우마르바예프가 중원 삼각 편대를 만들었다. 나자로프, 주라보예프, 하노노프, 사파로프가 수비에서 호흡을 맞췄다. 골키퍼 장갑은 야티모프가 맡았다.
전반 내내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졌다. 중국은 타지키스탄을 상대로도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타지기스탄이 압박을 할 때마다 중국의 후방 빌드업은 매우 불안했다. 타지키스탄은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중국을 괴롭혔다.
타지키스탄의 문제는 골 결정력이었다. 전반 3분 카몰로프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타지기스탄이지만 득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슈팅이 빗나갔다. 전반 11분 판샨베의 중거리 슈팅은 아쉬움이 따랐다. 중국은 타지키스탄의 공세를 예상하지 못한 듯 당황하면서 경기를 슬기롭게 풀어내지 못했다.
타지기스탄은 득점 기회를 연달아 살리지 못했다. 전반 21분 카몰로프의 감아차기 슈팅은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타지키스탄의 에이스인 잘릴로프가 전반 중반이 지나가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중국보다는 타지키스탄이 우월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중국의 전반전 경기력은 참담한 수준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전반 26분 타지기스탄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판샨베가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잘릴로프에게 패스를 넣어줬다. 잘릴로프가 돌아서 반 박자 빠르게 슈팅을 시도했지만 살짝 빗나갔다. 잘릴로프는 머리를 감싸면서 아쉬워했다.
중국도 곧바로 반격해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8분 류 양이 공격적으로 전진해 크로스를 시도해줬다. 크로스가 길었지만 다시 문전으로 연결됐다. 우 레이한테 슈팅 기회가 왔지만 부정확한 터치로 기회를 허비하고 말았다.
골 결정력 난조가 심각했던 타지키스탄 (사진=게티이미지)
타지기스탄이 중국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전반 32분 타지기스탄이 좌측에서 좋은 패스플레이를 만들면서 기회를 엿봤다. 우마르바예프가 잘릴로프에게 찔러줬다. 잘릴로프는 환상적인 턴 동작 후에 슈팅까지 이어갔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얀 쥔링이 중국을 구해냈다.
중국도 쉽사리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전반 35분 중국이 이번 경기에서 가장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코너킥에서 혼전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 왕 치우밍에게 좋은 슈팅 찬스가 왔다. 왕 치우밍의 슈팅이 골대 안으로 향했지만 타지키스탄의 사파로프가 배로 막아내면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중국은 전반전에 단 1개의 슈팅밖에 기록하지 못하면서 최악의 전반전을 보여줬다. 타지기스탄은 슈팅만 9개를 기록했는데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타지기스탄이 중국을 압도한 전반전이었다.
타지기스탄의 공세는 후반전에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후반 3분 문전으로 침투한 잘릴포르를 향해 결정적인 패스거 투입됐다. 잘릴로프가 시도한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은 중국 선수 몸에 맞으면서 빗나갔다. 중국이 위기를 넘겼다.
타지키스탄의 에이스인 잘릴로프의 슈팅은 영점이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사진=게티이미지)
타지기스탄은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후반 12분 코너킥에서는 짧게 연결해 준비된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기회를 엿봤다. 퍈샨베의 침착한 감아차기는 빗나갔다. 곧바로 중국의 실수가 나오면서 잘릴로프에게 또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지만 오늘 잘릴로프의 영점은 심각했다.
후반 16분이 되어서야 중국이 첫 기회를 만들었다. 이마저도 마지막 패스가 부정확해 우레이의 슈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타지키스탄은 쉬지 않고 슈팅을 퍼부었다. 후반 17분 우마르바예프의 중거리 슈팅은 크게 벗어났다.
중국을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A조 다크호스로 떠오른 타지키스탄 (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을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A조 다크호스로 떠오른 타지키스탄 (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은 위협적인 역습을 만들 수 있는 기회에서도 마무리가 문제였다. 후반 25분 중국이 오랜만에 공격다운 공격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류 양의 오버래핑이 날카로웠다. 류 양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잘 올려줬지만 우 레이의 슈팅은 골대가 아니라 뒤로 향했다.
중국의 에이스인 우 레이는 타지키스탄을 상대로도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채로 후반 27분 셰 펑페이와 교체됐다. 후반 33분 중국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중국은 좌측에서는 좋은 장면을 연달아 만들어냈다. 날카롭게 크로스가 올라오자 셰 펑페이가 머리에 맞추는데 성공했다. 류 빈빈이 집중력을 발휘해 문전으로 연결했지만 타지키스탄 수비의 결정적인 태클이 빨랐다.
후반 중반에서야 흐름을 잡기 시작한 중국 (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이 점점 분위기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후반 35분 쉬신이 중앙에서 좋은 탈압박 후에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가 선방해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중국이 선제골을 작렬했다. 셰 펑페이가 날카롭게 문전으로 공을 전달했고, 주 천제가 높이 뛰어올라 머리로 득점했다.
하지만 VAR 판독이 진행됐다. VAR 심판진과 교신하던 주심은 온필드 리뷰를 진행했고, 장 광타이의 위치로 중국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하면서 득점을 취소했다.
주 천제의 득점 취소는 중국에 아쉬운 판정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후반 41분에도 중국한테 좋은 찬스가 찾아왔다. 린 량민이 돌파에 성공한 뒤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려줬다. 세 펑페이가 머리에 정확히 맞췄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연이은 기회를 놓치는 중국이었다. 타지키스탄 선수들은 후반 중반까지 무리해서 압박을 가한 여파인지 내준 흐름을 전혀 가져오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이 되면서 다시 타지키스탄이 볼소유를 늘리기 시작했다. 타지키스탄이 막판 극장 승리를 노려봤지만 끝내 승부는 결판을 내지 못했다.
[위기의 중국 축구]
중국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류 양 (사진=AFC 아시안컵)
타지키스탄전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한 중국은 위기를 마주했다. 중국은 지난 9월 말레이시아와의 평가전부터 1-1로 비기면서 흔들리더니 시리아한테 0-1로 패배하면서 9월 A매치 일정을 마무리했다.
10월 A매치에서는 젊은 선수 발굴에 중점을 둔 베트남을 상대로 2-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승리하는 과정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어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는 1-2로 패배하면서 자존심이 또 구겨졌다.
11월부터 시작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1차예선에서 태국 원정에서 힘겹게 2-1로 승리했지만 한국와의 홈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공한증에서 탈출해보자고 했던 중국의 도전은 너무나도 쉽게 무너졌다.
승리해도 불안하게 이기는 경기력에 한 수 위의 상대만 만나면 패배하는 흐름이 이어진 중국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시안컵을 위해 준비했던 오만과 홍콩과의 평가전에서도 0-2, 1-2로 패배하면서 3연패 수렁에 빠진 중국이었다.
슈팅, 점유율 지표에서 타지키스탄한테도 밀린 중국 (사진=AFC 아시안컵)
우려 속에 아시안컵을 준비한 중국의 경기력은 역시나 문제가 심각했다. 에이스인 우 레이와 탄 롱에게 전혀 볼배급이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5백을 세우면서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쳤는데도 FIFA 랭킹 106위인 타지키스탄의 공세에 쉽게 뚫렸다. 타지키스탄의 골 결정력만 살아났어도 중국은 전반전부터 실점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번 아시안컵 조별리그는 3위를 해도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3위로 진출할 경우 각 조에서 1위를 차지한 팀들과 만나기 때문에 16강 대진 편성에 있어서 굉장히 불리해진다.
따라서 중국은 최소한 조 2위로 진출해야 16강에서 껄끄러운 상대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다음 상대는 1차전에서 카타르한테 0-3 참패를 당한 레바논이다. 레바논은 중국전까지 승리하지 못하면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중국을 어떻게 해서든 이기려고 들 것이다.
레바논의 FIFA 랭킹은 타지키스탄과 단 1계단 차이다. 타지키스탄을 상대로도 중국이 고전했다는 걸 고려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다음 경기는 홈이점이 굉장히 강력하다는 걸 보여준 카타르다. 카타르는 FIFA 랭킹에서도 58위로 중국보다 21위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