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하부 리그 결과를 전면 취소한 잉글랜드 축구협회(FA)의 결정에 거센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FA는 26일(현지시각)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을 이유로 중단됐던 2019/20 시즌의 7부 리그부터 20부 리그까지 모든 결과와 향후 일정을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따라서 잉글랜드 축구는 6부 리그에서 7부 리그로 강등, 7~20부 리그간 승격과 강등 없이 올 시즌을 종료한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1~6부 리그의 올 시즌 잔여 경기는 향후 강행을 추진 중이다.
현재 잉글랜드 하부 리그 또한 올 시즌 일정 3분의 2 이상이 진행된 상태다. 일부 팀은 이미 승격을 확정했거나 승격에 매우 근접했지만, FA가 올 시즌 결과 전면 무효화를 선언해 현재로서는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다음 시즌(2020/21) 원점에서부터 다시 승격에 도전해야 하는 불운을 겪게 된 셈이다. 상위 리그 승격은 구단의 관중 입장료, 스폰서, 중계권 수입 인상을 사실상 보장해주는 카드다.
이에 잉글랜드 하부 리그에서 올 시즌 승격을 확정했거나 승격에 근접한 팀은 시즌 결과를 취소해버린 FA의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이자 현역 은퇴 후 '스카이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게리 네빌도 막바지에 다다른 하부 리그 시즌을 취소한 FA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네빌은 지난 약 10년에 걸쳐 9부 리그에서 4부 리그까지 승격하는 기염을 토한 살포드 FC 구단주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FA가 시즌을 아예 강제로 취소해버린 이유를 누군가 설명해줬으면 한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네빌은 "우리는 살포드를 운영하며 5년간 하부 리그의 상황을 직접 경험했다"며, "시즌을 강제로 취소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잉글랜드 10부 리그(컨바인드 카운티스 리그 디비전 원) 구단 저지 불스 FC는 올 시즌 초반 무려 27연승 행진을 달리며 현재 9부 리그 승격을 확정한 상태다. 또 다른 10부 리그 구단 볼스홀 모터스 FC 또한 최근 9부 리그 승격을 확정했으나 FA가 일방적으로 '시즌 취소'를 통보하며 약 1년 가까이 승승장구하며 쌓은 공든탑이 무너지게 됐다.
시즌 취소가 선언된 리그 중 최상위 7부 리그(노던 프리미어 리그 프리미어 디비전) 구단 사우스 실즈 FC(SSFC)는 승점 12점 차로 선두 자리에 오르며 6부 리그 승격이 유력하다. 그러나 SSFC 구단 측은 현시점에서 올 시즌 무효화가 선언되자 F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제프 톰슨 SSFC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구단 차원에서 FA에 가장 강력한 항의를 할 계획"이라며, "항소나 법적 소송도 추진할 것이다. 승격이 취소되면 우리 구단은 다음 시즌 수입 구조에도 큰 차질이 생긴다. 우선 팬들과 구단 스폰서에 사과를 건네고 싶다. 우리 또한 현재 매우 실망한 상태"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