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레전드 게리 네빌이 발렌시아(스페인) 감독 시절 몇 안 되는 업적인 레알 마드리드와 무승부를 거둔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현 유벤투스)를 막은 방법을 공개했다.
네빌은 2015년 12월 발렌시아에 부임하며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이자 끝이었다. 네빌은 최악의 성적으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발렌시아 역대 최악의 감독으로 꼽히고 있다.
그래도 나름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 코파 델 레이 4강에 진출했고, 리그 18라운드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비겼다. 마테오 코바치치(현 첼시)가 퇴장당해 수적 우위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당시 최악의 분위기였던 발렌시아는 레알 마드리드와 비기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감독이었던 네빌은 레알 마드리드 주포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잔디에 물을 뿌리지 않았다. 해당 경기는 발렌시아의 홈이었다.
네빌은 'Off Script 팟캐스트'와 인터뷰에서 "호날두, 그리고 베일의 속도를 늦추려면 공이 빨리 움직이게 해선 안 됐다. 그래서 경기 전 잔디에 물을 뿌리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특히 호날두는 맨유에서 네빌과 뛰었기 때문에, 네빌은 누구보다 호날두를 잘 파악했다.
보통 대부분 팀들이 경기 전 잔디에 물을 뿌린다. 공이 자연스럽고 원활하게 움직여 유기적인 경기 운영을 위해서다. 많이 뿌리고, 적게 뿌리고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팀들이 물을 뿌린다. 하지만 네빌은 상대 주공격수들을 막기 위해 물을 뿌리지 않는 선택을 했다. 똑같은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발렌시아 선수들에게도 피해가 가지만 호날두와 베일을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
메마른 잔디를 본 호날두는 당황했다. 네빌에 의하면 호날두는 "이게 뭐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네빌 감독의 작전은 일부 적중했다. 호날두는 무득점에 그쳤고, 베일은 헤더 역전골을 넣었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알카세르의 동점골로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