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30·두산)이 자신의 전임자인 양의지(33·NC)와 맞대결을 앞두고 많이 배웠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양의지는 후배의 인사에 무심한 듯하면서도 애정을 섞어 화답했다.
박세혁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나서 양의지를 만나는 것에 대해 "당연히 그런 질문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이목이 당연히 집중된다. 저도 (양)의지 형한테 많이 배웠고 보면서 자랐다. 이렇게 (한국시리즈에서) 대결하는 구도가 됐는데 좋은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박세혁과 양의지는 각별한 인연으로 엮여 있다. 세 살 터울인 이들은 두산에서 함께 포수 마스크를 나눠 썼다. 양의지는 현재 NC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의 주전 포수 출신이다.
박세혁은 이런 양의지를 든든히 백업하는 역할을 했다. 2016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나섰고 양의지가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통해 NC로 떠난 2019년부터는 주전 포수를 맡았다.
박세혁 역시 첫 풀타임 시즌부터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2019시즌 두산의 통합우승에 기여하며 양의지의 공백을 지워냈다. 2019년 프리미어12에서는 함께 국가대표에 나란히 발탁되기도 했다.
박세혁은 양의지와 한국시리즈 첫 맞대결에 설렘을 밝혔지만 양의지는 선배답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박세혁의 "많이 배웠다"는 말에 양의지는 "사랑해서 그랬다. (박)세혁이를 너무 많이 좋아해서 야구보다 사생활만 알려줬다"며 웃었다. 그 순간 박세혁의 얼굴에도 미소가 흘렀다.
끈끈한 '옛정'을 나눴음에도 승부에서는 양보할 생각이 없다. 양의지는 "타율은 (박세혁보다) 내가 더 높은 것 같다"고 했고 박세혁도 "나이도 젊고 다리 역시 빠른 것 같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