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공신+구단 최다승 투수의 두 번째 비운…KS는 품을수 없었다 [KS]

449 0 0 2020-11-17 09:23: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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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곽영래 기자]1회말 1사 만루 NC 이재학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OSEN=고척, 조형래 기자] 개국공신이었다. 프랜차이즈 처음이자 최다 기록을 세운 선수는 팀이 일군 최고의 순간에 자리 잡을 수 없었다.

NC는 17일부터 열리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30명을 발표했다. 팀의 개국공신이면서도 비운의 선수였던 이재학은 결국 13인의 투수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재학은 구단 역사 첫 페이지의 대부분을 장식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3년 1군 합류 첫 시즌, 구단의 창단 첫 승리 투수였고 그 해 창단 완봉승을 거뒀고 구단 첫 두 자릿수 승리 투수가 됐다. 이 해 이재학은 10승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의 기록으로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이후 이재학은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했고 잠시 방황했지만 2019시즌 10승4패의 성적으로 부활하며 다시 한 번 NC의 토종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재학의 단점으로 따라붙은 따라붙은 패스트볼-체인지업 조합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2019년의 활약이 요행처럼 보여졌다. 올해 19경기 5승6패 평균자책점 6.55로 부진했다. 정규시즌도 10월 3일 삼성전(4이닝 4실점)이 마지막 기록이었다.

올해 NC는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하지만 축복의 순간에 이재학의 자리와 이름은 없었다. 팀의 창단 첫 승리 투수와 첫 완봉승 등 개국공신이면서 67승으로 구단 최다승 투수의 타이틀을 갖고 있었지만 올해 이재학은 정규시즌 우승에 별다른 힘을 보태지 못했고 결국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빠진 것은 올해 이재학의 입지에서는 납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2016년의 상황까지 결부시키면 이재학은 팀이 치르는 최고의 무대에 한 번도 서지 못한 비운의 투수라고도 부를 수 있다. 

2016년 NC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한국시리즈까지 도달했다. 도달했다. 그러나 이재학은 당시 리그 전체를 풍파에 몰아넣은 승부조작 파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갖고 있었다. 결국 이재학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엔트리 모두 포함되지 못했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무대 조차 밟지 못했다.

“끝까지 고민했다”는 당시 구단 최고위층의 말처럼 이재학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결백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 이재학은 엔트리 포함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전까지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NC는 이재학에 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재학은 한국시리즈 이후 발표된 수사 결과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구단은 물론 이재학의 명예에 치명상을 입었다.

결국 이재학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다. 2016년과는 다른 현실로 인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선발 투수로서의 입지는 송명기의 급부상으로 자리를 잃었고 불펜 투수로 활용가치는 떨어졌다. 팀의 한국시리즈 대비 자체 청백전에서도 1군이 아닌 퓨처스팀의 일원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운명을 직감해야 했던 순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팀이 최정상의 자리에 위치한 순간, 개국공신이면서 팀 역사의 첫 페이지 대부분을 장식했던 선수를 위한 자리는 허용되지 않았다. 이재학은 이렇게 NC의 비운의 투수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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