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폴 스콜스(46·사진)가 은퇴를 번복했을 당시의 비화를 밝혔다.
스콜스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뛴 후 은퇴했다. 당시 구단에서는 은퇴 기념경기를 치렀고, 스콜스를 23세 이하 팀의 코치로 기용했다.
그런데 스콜스는 이듬해인 20012-2013 시즌 도중에 갑자기 선수로 복귀해 놀라움을 안겼다.
스콜스는 16일 영국 스포츠 매체 ‘DAZN’과의 인터뷰에서 “23세 팀에서 매일 훈련했다. 은퇴한지 4개월쯤 지났을 때 여전히 1군에서 뛸 수 있을 만큼 몸 상태가 좋다는 걸 느꼈고, 동료에게 ‘다시 뛰고 싶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스콜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신의 복귀를 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어느 팀이든 상관없었다. 필 네빌에게 이야기했더니 ‘에버턴으로 와서 같이 뛰자’고 했다”고 밝혔다.
결국 스콜스는 밤새 고민하다 아침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이크 펠란 수석코치에게 전화를 걸었다. 스콜스는 “코치는 여기서 뛰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 건지 물었고, 나는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을 리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코치는 ‘바로 계약을 진행하자’고 했다. 모든 게 5분 안에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스콜스의 복귀 의사는 곧 구단 경영진에게 통보됐고, 스콜스는 계약을 마치고 1군에 이름을 올렸다. 스콜스는 구단이 그 누구에게도 복귀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아내와 아버지 정도만 알았을 것이다. 모든 게 비밀리에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스콜스는 “일요일에 경기장에 갔더니 라커룸에 내 유니폼이 놓여 있었는데, 축구화가 없었다. 내가 축구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나이키에 요청을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정보가 밖으로 새어나갈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동네 스포츠 용품점에서 40파운드(약 5만8000원)짜리 축구화를 사 신었다”며 “꽤 비싸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스콜스는 2012-2013 시즌 복귀 이후 1년 6개월간 뛰었고, 개인 통산 11번째 리그 타이틀을 차지한 뒤 다시 은퇴했다. 현재는 주로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