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열 손가락을 접었다.
아산 우리은행은 1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71-70으로 승리했다. 7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올 시즌 가장 먼저 10승(3패)을 선점하며 청주 KB스타즈를 따돌리고 단독 1위에 올랐다. 2연패에 빠진 삼성생명은 6승 7패로 5할 승률이 무너지며 4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박지현(16득점 11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 1블록)과 김정은(16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1블록)이 승부처에서 힘을 내며 접전을 이겨냈다. 여기에 김소니아(15득점 7리바운드), 박혜진(7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김진희(8득점 6어시스트)의 뒷받침도 든든했다. 삼성생명도 윤예빈이 23점을 몰아치며 맹활약했지만, 경기 막판 승부처 고비를 넘지 못했다.
1쿼터는 팽팽했다. 삼성생명은 이주연과 윤예빈, 우리은행은 김소니아와 김정은이 초반 득점을 주도하면서 경기를 시작했다.
꾸준히 점수를 주고 받던 양 팀의 균형이 기울기 시작한 건 1쿼터 중반을 훌쩍 넘어서였다. 김소니아과 박지현이 페인트존을 집중공략하면서 상대 파울로 자유투를 얻어냈다. 반면, 삼성생명은 상대보다 많은 턴오버를 범하면서 한 발 뒤처졌다. 이에 우리은행은 김진희의 3점슛까지 터지면서 19-16으로 1쿼터를 마쳤다.
리드를 잡은 우리은행은 2쿼터 초반 박혜진과 최은실을 투입하며 달아나려 했다. 삼성생명이 김한별을 앞세워 잠시 시소게임을 만드나 싶었지만, 박혜진의 영향력은 확실했다. 우리은행은 김한별의 득점에 역전(26-27)을 허용하자 박혜진이 김소니아의 3점슛을 어시스트해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이후에도 최은실의 득점을 도운 박혜진은 3점슛 두 방을 직접 책임지며 점수차를 벌렸다. 삼성생명은 뒤늦게 김단비가 가세했지만, 리바운드 열세가 아쉬웠다. 전반은 39-32, 우리은행의 리드 속에 끝이 났다.하지만, 우리은행의 분위기가 오래 가지는 못했다. 3쿼터 시작과 함께 삼성생명의 맹추격이 시작된 것. 삼성생명은 인사이드에서 배혜윤의 득점이 살아나면서 순식간에 따라붙었다. 반대로 우리은행은 3쿼터 들어 야투 성공률이 급격히 떨어진 게 뼈아팠다.
일격을 당한 우리은행은 리드까지 내주진 않았다. 김진희와 박혜진이 경기 조립에 애썼고, 최은실과 김소니아, 김정은까지 득점을 책임지며 삼성생명의 추격에 맞섰다.
55-52로 우리은행이 근소하게 앞선 채 시작된 4쿼터. 삼성생명은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이 김정은의 3점슛으로 달아나려 하자 윤예빈이 맞불을 놓으며 반격의 실마리를 찾아갔다. 이후에도 김정은과 윤예빈의 쇼다운은 한동안 이어졌다.
삼성생명이 쉽게 역전은 하지 못했지만, 동점 내지 2점차까지 따라붙으면서 승부의 끝은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결국 균형의 추는 경기 1분여를 남겨놓고 기울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박지현의 골밑 돌파에 69-65로 소폭 격차를 벌렸고, 삼성생명은 박하나가 자유투 2구를 모두 놓쳤다. 김한별이 바로 반격에 성공했지만, 박지현도 재차 득점을 책임졌다.
삼성생명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김한별이 경기 11초를 남기고 천금같은 3점슛을 터뜨리면서 70-71로 따라붙은 것. 이후 박지현은 상대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2구를 모두 놓쳤다. 그럼에도 삼성생명의 마지막 공격이 빗나가면서 우리은행이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