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김하성(25)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논란의 충돌이 있은 뒤 처음이다.
김하성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홈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 도중 일어난 사건에 대해 말했다.
이 경기에서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은 뜬공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좌익수 토미 팸과 충돌했다. 다행히 두 선수 모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김하성은 뇌진탕 증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4일 경기에 정상 출전했다. 턱을 다친 팸도 하루 휴식 뒤 5일 경기에 나섰다.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괜찮다"고 짧게 답한 그는 "항상 적극적으로 수비를 해야한다고 배웠다. 그 상황에서는 관중도 많았고 콜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토미는 콜을 했는데 내가 못들었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여러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콜플레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딱히 없다"고 말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관중이 많을 때도 있고, 이런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충돌 직후 떨어진 공을 잡아 내야에 뿌린 뒤 쓰러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덕분에 팀은 병살타를 연결해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이 장면에 대해서는 "부딪힌 것은 부딪힌 것이고, 주자가 만루였기에 다음 플레이는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충돌 이후 팸이 보여준 태도는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더그아웃에서 콜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고, 이를 질책하는 바비 디커슨 코치와 충돌하기도 했다. 제이스 팅글러 감독은 "열정은 좋은 것이며, 가끔 과열될 때가 있다"며 팸을 두둔했었다.
김하성은 '그 일 이후 팸과 어떤 대화가 있었는가'를 묻는 질문에 "서로 괜찮냐고 물었다. 똑같았다"며 별다른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제 앞으로가 문제다. 각 구단이 관중 입장 제한을 풀면서 소음속에서 경기하는 일이 더 많아질 터. 그는 "경기를 하면서 풀어가야한다. 뭐라 대답해야할지 모르겠다. 콜플레이를 열심히 해야겠다"며 생각을 전했다.
김하성은 현재 48경기에서 타율 0.201 출루율 0.257 장타율 0.331 기록중이다. 내세울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1할대 머물던 타율을 최근 2할대로 끌어올렸다.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수비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는 "확실히 경기를 계속 나가니까 타석에서도 여유가 생기는 거 같다. 수비도 마찬가지"라며 나가면 나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팀에서 홈런을 칠 때마다 선수 목에 걸어주는 체인 목걸이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한국도 세리머니를 많이 하는데 이건 대박이라 생각한다. 기발한 아이디어"라며 호감을 드러냈다. 한 차례 이 목걸이를 목에 걸은 경험이 있는 그는 "경기를 져서 제대로 못즐겼다"며 아쉬움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