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의 3회전 경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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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권순우(91위·당진시청)가 세계 랭킹 9위의 강호 마테오 베레티니(이탈리아)를 상대로 잘 싸웠으나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다.
권순우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3천436만7천215 유로·약 469억8천만원) 7일째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베레티니에게 0-3(6-7<6-8> 3-6 4-6)으로 졌다.
비록 졌지만 권순우는 이번 대회를 통해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 3회전(32강)에 진출했고, 상금 11만3천 유로(약 1억5천만원)와 랭킹 포인트 90점을 획득하는 성과를 올렸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종료 후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최대 79위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 대회 종료 후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7월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 획득 가능성도 높였다.
도쿄 올림픽 단식 본선에는 14일 자 세계 랭킹 기준 상위 56명이 자력으로 나가게 되는데 한 나라에서 최대 4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따라서 권순우 앞순위에서 국가당 최대 4명 제한에 걸리는 선수들과 개인적인 사유로 불참하는 선수들이 빠지면 권순우까지 차례가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한국 선수의 올림픽 테니스 출전은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형택(45·은퇴)이 최근 사례다.
권순우의 경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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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는 이날 세계 랭킹 9위 베레티니를 상대로 1세트 기세 싸움에서 팽팽히 맞섰다.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상대에게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는 러브 게임으로 장식했고, 두 번째 서브 게임은 0-40으로 트리플 브레이크 포인트 위기에 몰렸다가 지켜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게임 스코어 5-5에서 다시 한번 0-40 위기를 넘기고 승부를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간 권순우는 타이브레이크 3-6에서 내리 3포인트를 따내 6-6을 만들며 베레티니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6-6 자신의 서브 때 회심의 포핸드가 네트에 걸려 6-7이 됐고, 베레티니는 이어진 자신의 서브 때 포인트를 따내며 1세트를 선취했다.
2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3-4로 뒤진 상황에서 권순우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처음 뺏기며 경기 주도권이 베레티니 쪽으로 넘어갔다.
세트 스코어 0-2에서 시작한 3세트에서는 1-1에서 다시 브레이크를 허용, 1-3으로 벌어졌고 결국 2시간 11분 만에 0-3 패배가 확정됐다.
1세트 타이브레이크 3-6에서 6-6 동점을 만든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장면이 두고두고 아쉬운 결과가 됐다.
권순우를 꺾은 베레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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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베레티니는 최대 시속 216㎞의 강서브를 앞세워 서브 에이스 23개를 퍼부었다. 권순우 서브의 최고 시속은 191㎞로 차이가 났고 서브 에이스는 1개였다.
상대 서브가 워낙 좋아 권순우는 이날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한 번도 잡지 못했다. 공격 성공 횟수도 53-20으로 베레티니가 압도했다.
권순우를 꺾고 프랑스오픈에서 처음 16강에 오른 베레티니는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도미니크 쾨퍼(59위·독일) 경기 승자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