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했던 일이 되풀이될 뻔했다.
프랑스는 1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F조 1차전에서 독일에 1-0으로 승리했다. 포르투갈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 밀려 2위가 됐다.
프랑스는 전반 20분에 나온 마츠 훔멜스 자책골로 앞서갔다. 이후에도 시종일관 독일을 압박하며 우위를 거뒀다. 은골로 캉테와 폴 포그바의 중원 장악, 킬리안 음바페를 필두로 한 매서운 공격이 힘이 됐다.
전반을 완전히 프랑스에 내준 독일은 후반 반격에 나섰다. 라인을 끌어올리고 강력하게 대응하며 동점을 노렸다. 이 과정에서 거친 파울도 있었다. 후반 13분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로빈 고센스가 파바르 머리를 다리로 가격했다. 파바르는 그대로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졌는데 일어서지 못하며 동료들의 걱정을 받았다.
의료진이 도착했을 때 파바르는 일어났지만 코피를 흘렸다. 진찰을 받은 그는 경기에 뛰어도 괜찮다는 판단을 받았고 다시 경기장에 들어가 풀타임을 소화했다. 독일은 공격수들을 대거 투입하며 분투했으나 프랑스 수비를 뚫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프랑스의 1-0 승리로 끝났다.
파바르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정말 큰 충격을 받았었다. 10초에서 15초 정도 기절한 상태였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승리는 기쁘다. 향후 경기를 치르는데 큰 힘을 얻을 것 같다. 협력 수비를 잘한 게 특히 인상깊다. 독일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얻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2차전 헝가리와의 경기를 위해 빨리 회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파바르 같은 경우는 큰 문제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직전에 발생한 크리스티안 에릭센 사태가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에릭센은 덴마크와 핀란드의 경기에서 심정지로 인해 사망 직전까지 갔다가 의료진의 CPR로 인해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다. 끔찍한 상황이 재현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우려를 표할 만한 상황이 다시 나온 것은 분명하다.
과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했던 크리스 서튼은 파바르 상황을 보고 SNS를 통해 "축구 당국이 선수들 건강을 더욱 신경써야 할 때다. 뇌진탕 교체 제도를 도입할 시기가 왔다는 말이다. 머리와 관련된 부상이 발생할 경우 현장 의료진이 아닌 전문 의사에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소신발언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