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사진제공 | FIVB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연패를 거듭하던 여자대표팀이 반등하고 있다. 주전선수들의 대거 교체로 리셋이 필요했던 대회 3주차까지는 무엇 하나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었지만, 4주차부터 리부팅으로 해법을 찾은 느낌이다.
12일(한국시간) 러시아를 상대로 첫 세트에 팽팽한 경기를 펼치며 변화의 조짐을 보인 대표팀은 14일 세르비아, 15일 캐나다를 연파하고 이번 대회 첫 연승을 신고했다. 15일 현재 3승9패, 승점 9로 전체 16개국 중 14위다. 우리보다 아래에 이탈리아와 태국이 있다.
특히 세트스코어 3-2(15-25 25-18 27-29 25-20 21-19)로 승리한 15일 캐나다전 5세트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뜨거웠다. 먼저 매치포인트에 몰렸던 대표팀은 13-14에서 박정아의 극적인 1대1 블로킹 성공으로 듀스를 만든 뒤 양효진의 서브에이스로 경기를 끝냈다. 박정아는 팀 내 최고인 24득점을 기록했다.
개인기록을 살펴보면 캐나다전에서 23득점을 올린 김연경이 득점 부문 14위다. 세트 부문에선 염혜선이 61개로 18위, 안혜진이 52개로 20위다. 오지영은 디그와 리시브 부문 모두에 이름을 올렸다. 146디그로 6위, 71리시브로 20위다.
여전히 김연경이 팀을 이끌고, 센터와 라이트의 역할이 두드러지지 않는 등 전체적 플레이에는 변화가 없지만 차츰 각 포지션의 주전이 정해지면서 조직력이 맞아가는 느낌이다. 사실상 2진이었던 세르비아를 상대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의 대각 레프트에 박정아를 먼저 투입하고, 막판에 이소영을 활용했다. 그동안 리시브의 약점 때문에 레프트에서 활용가치가 떨어진다고 봤던 박정아가 상대의 서브를 어느 정도 견디며 공격에서 역할을 해주자 전체적 플레이가 원활해졌다. 라이트로 투입된 정지윤도 공격효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대표팀의 좌우균형이 잡혀가고 있다.
3주간의 실전으로 서로간의 호흡이 좋아진 대표팀은 다양한 공격옵션을 시도하며 이제는 상대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다. 물론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캐나다전에서도 6점을 앞선 세트를 내주는 등 연속실점이 자주 나왔다. 그나마 캐나다는 이번 대회 참가팀들 중 가장 리시브 효율이 떨어져 우리의 전략적 서브가 잘 통했다. 세르비아전 때는 수비 이후 반격이 눈에 띄었다. 아직 연결은 부정확하고 중앙에서 파괴력도 아쉽지만, 종전보다는 희망이 보였다는 점에서 마지막 남은 3연전을 기대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