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본 뒤 왼쪽 팔에 감겨있던 주장 완장을 그라운드에 내던지고는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주장 완장을 발로 걷어찬 뒤 드레싱룸으로 향했다.
28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의 올림피코 데 라 카르투하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20 16강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벨기에와 맞붙은 ‘디펜딩 챔피언’ 포르투갈은 전반 42분 토르강 아자르에게 내준 결승골을 만회하지 못해 0-1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대회 2연패에 도전했던 포르투갈은 16강의 고비를 넘지 못했고, 누구보다 마음이 쓰렸던 포르투갈의 주장 호날두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주장 완장을 그라운드에 내던지고는 잠시 주저앉아 패배의 아픔을 곱씹었다.
올해 만 36세인 호날두가 유로 2024 때는 39세가 된다. 사실상 이번 출전이 마지막일 수 있어서 더 그렇다.
결국 이날 호날두는 득점 사냥에 실패하며 팀의 패배를 막아내지 못했고, 다시 주장 완장을 줍고 일어난 그는 벨기에의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와 포옹을 나누면서 “오늘은 볼이 골문을 원하지 않았네. 행운을 비네”라며 격려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하지만 호날두는 또다시 16강 탈락의 분함과 아쉬움을 참아내지 못하고 주장 완장을 발로 걷어찬 뒤 드레싱룸으로 향했다.
사실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프랑스, 독일, 헝가리와 함께 '죽음의 F조'에 속하며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호날두를 앞세운 포르투갈은 헝가리와 1차전에서 승리하고 독일(2-4패)에 대패한 뒤 프랑스(2-2무)와 비기면서 조 3위로 간신히 16강에 진출했지만 8강 길목에서 '난적' 벨기에에 발목을 잡히면서 짐을 싸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