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흥국생명이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에 섰던 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의 선수 등록과 관련해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려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흥국생명은 28일 오후 이재영·다영 선수 등록으로 논란이 커지자 각 언론사에 입장문 발표를 예고했다. 하지만 예정 시간을 넘기더니 입장문 발표를 취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흥국생명은 두 선수를 30일 선수 등록 마감일에 맞춰 등록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할 예정이었다. 거듭된 논란으로 인한 사과와 함께 선수 등록이 두 선수의 코트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선수에 대한 보류권을 행사하기 위한 것임을 재차 강조하는 수준에서 입장문을 내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자 구단 내부에서 혼란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영·다영 자매는 지난 시즌 도중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피해자가 게시판에 올린 글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해자로 지목된 뒤 두 선수도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여론은 더 악화됐다. 두 선수로부터 시작된 ‘학폭’ 이슈는 배구계를 넘어 스포츠 전체,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퍼지며 큰 파장을 남겼다.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2월 말 ‘무기한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그런데 채 두 달도 안 돼 시즌이 끝난 직후부터 두 선수의 복귀 가능성이 수면 위로 조금씩 떠올랐다. 이다영의 경우에는 그리스행 이적 타진 기사가 외신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그러던 중 최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흥국생명 김여일 단장이 둘을 선수 등록 마감일에 맞춰 선수 등록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전달하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두 자매의 복귀를 반대하는 메시지가 담긴 전광판 트럭이 흥국생명 본사가 있는 서울 광화문과 한국배구연맹이 있는 상암동 주변을 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