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을 충격에 빠트렸던 이스라엘이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한국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올림픽을 앞두고 이스라엘 대표팀 타자 한 명이 마이너리그 팀에서 방출돼 '무적 신세'가 됐다. 내야수 타이 켈리는 방출 후 "누가 저 좀 데려가 주세요. 저 야구 잘해요"라며 구직 작전에 들어갔다.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리그 타코마 레이너스는 9일(한국시간) 켈리를 방출했다. 켈리는 도쿄 올림픽에 이스라엘 대표 선수로 출전할 예정이다.
그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세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118경기에 출전했으나 2019년 이후로는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마이너리그가 전면 취소되면서 실전 공백기를 겪었다.
올해는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 복귀를 꿈꿨지만 트리플A 24경기에서 타율 0.227 OPS 0.670에 그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아무리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도 33살 야수가 이정도 타격이라면 기회를 줄 명분이 없다.
현역 연장의 꿈은 접지 않았다. 켈리는 트위터에 "누가 저 좀 데려가 주세요. 저 야구 되게 잘합니다"라고 썼다. 한 인터넷 야구 유머 사이트는 켈리의 이 행동을 보며 "에이전트를 구하는 것보다 싸게 먹히는 홍보"라고 썼다.
미국 텍사스 출신인 켈리는 지난 2017년 WBC에서 처음 이스라엘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한국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국가대표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힘들게 뛸 가치가 있던 경기"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2019년에는 이스라엘 시민권을 얻어 그해 열린 유럽 야구 선수권대회에 이어 2020년 도쿄 올림픽 아프리카-유럽 예선까지 참가했다. 올림픽 예선에서는 주로 유격수로 뛰면서 타율 0.176에 그쳤다.
한편 한국은 이달 29일 이스라엘과 올림픽 첫 경기를 치른다. 이스라엘은 마이너리그 경력이 있는 미국 출신 이스라엘 시민권자들이 대거 합류했다. WBC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