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염증으로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 올라
감독은 김광현의 불펜 이동과 관련해 말 아껴김광현은 불펜으로 이동할까.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왼쪽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불펜투수로 보직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됐다. 부상 정도가 심각하진 않으나 회복 속도가 더딘 게 문제다.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없다면,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김광현은 10일(한국시간) 왼쪽 팔꿈치 염증으로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3번째 부상자 명단 등재인데 팔꿈치 문제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월23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던 김광현은 7월 29일 클리블랜드전에서 2⅔이닝 4피홈런 5실점으로 부진했다.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얻고 열흘 만에 등판한 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도 4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반등하지 못했다.
김광현은 캔자스시티전을 마친 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있을 수 있는 통증 정도"라며 "밥을 먹고 소화가 안 되거나 감기에 걸린 수준이다. 지금 상태는 경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으나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기에 무리가 따랐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11일 가진 인터뷰에서 김광현의 회복이 더뎌서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 결과 (팔꿈치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회복이 제대로 안 돼 5~6일마다 등판하기 어렵고 많은 이닝을 투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선발투수는 기본적으로 불펜의 부담을 덜기 위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 김광현은 최근 2경기 연속 조기 강판했는데 올 시즌 19경기 중 8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김광현이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없는 몸 상태라면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인트루이스는 선발투수 자원이 부족하지도 않다. 메이저리그 통산 196승의 존 레스터, 129승의 J.A. 햅을 영입하며 선발진을 강화했다. 개막전 선발투수였던 잭 플래허티도 복사근 부상에서 회복돼 14일 캔자스시티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김광현의 불펜 이동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일단 실트 감독은 "벌써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김광현이 돌아올 때가 됐을 때 다시 체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MLB닷컴은 "실트 감독이 김광현이 복귀할 때 어떤 역할을 부여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김광현이 지난해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하고 올해 많은 이닝을 던지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선발투수만 고집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치열해진 선발 경쟁과 관련해 "특별하게 의식하지 않는다"며 "입단할 때 밝혔듯 팀이 이길 수 있는 역할이라면 무엇이든 괜찮다. 현재도 고정 선발투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