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가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 시즌 스탠 밴 건디 감독이 부임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는 실망스러운 시즌이 반복됐다. 서부 컨퍼런스 11위에 그친 그들은 10위까지 진출하는 플레이-인 토너먼트에도 오르지 못했다.
디펜시브 레이팅이 22위(113.8)로 추락하는 등 여전히 수비력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고, 3점슛 관련 지표에서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렀다. 뒷심 부족으로 시즌 내내 어이없는 역전패가 반복된 것도 뼈아팠다.
칼을 빼든 뉴올리언스 프런트는 시즌이 끝나자 밴 건디 감독을 경질했다. 하지만 이후 그들은 영입을 희망했던 FA들에게 잇달아 거절당하며 만족할 수 없는 이적 시장을 보냈다. 뉴올리언스의 여름 이적 시장을 돌아보자.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2021년 여름 이적 시장 주요 변화
In : 요나스 발렌슈나스, 토마스 사토란스키, 드본테 그래험, 개럿 템플 + 트레이 머피(드래프트 17순위 지명)
Out : 론조 볼, 스티븐 아담스, 에릭 블렛소, 제임스 존슨, 웨슬리 이원두
뉴올리언스의 비시즌 출발은 좋았다. 골칫덩이로 전락한 악성 계약자 스티븐 아담스와 에릭 블렛소를 묶어 낮은 순위가 유력한 2022년 레이커스의 1라운드 지명권, 2021년 지명권 스왑 권리와 함께 멤피스로 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다. 뉴올리언스가 반대급부로 받아온 선수는 요나스 발렌슈나스.
발렌슈나스는 지난 시즌 평균 17.1점 12.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멤피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던 빅맨. 아담스에 비해 뛰어난 슈팅력과 보드 장악력을 갖춘 발렌슈나스는 뉴올리언스 골밑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뉴올리언스는 크리스 폴, 카일 라우리 등 수준급 볼 핸들러를 얻기 위해 샐러리 캡에 여유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렇기에 RFA(제한적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론조 볼과 결별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뉴올리언스는 올인에 가까울 정도로 간절히 영입을 원했던 폴과 라우리를 모두 붙잡지 못했다. 그들은 많은 금액을 제시한 뉴올리언스의 제안을 뿌리치고 각각 피닉스 잔류와 마이애미 이적을 선택했다.
플랜 A와 B에 모두 실패한 뉴올리언스는 드본테 그래험을 4년 4,700만 달러에 영입하며 얇아진 백코트진을 채웠다. 폭발력을 갖춘 그래험은 지난 2시즌 평균 16.6점을 올렸으나, 야투율이 38.0%에 그칠 정도로 효율이 낮았다.
볼의 사인 앤 트레이드 반대급부로는 토마스 사토란스키와 개럿 템플이 합류했다. 사토란스키는 백업으로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안정적인 포인트가드이며, 템플은 노련하고 수비력이 좋은 윙 자원이다.
그래험과 사토란스키 등의 합류로 급한 불을 끈 것은 나쁘지 않았으나, 만족스러운 결과는 결코 아니었다. 볼이 빠져나가면서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백코트진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더군다나 볼은 현재 뉴올리언스의 중심인 자이언과 사이가 좋았던 선수. 자이언은 이적 시장이 열리기 전 인터뷰에서 "론조 볼이 잔류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적 시장에 오래 남아있던 조쉬 하트와는 3년 3,8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하트의 계약은 1년 차만 보장된 계약으로, 구단과 선수 모두 실리를 챙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가드임에도 뛰어난 리바운드 능력을 보유한 하트는 지난 시즌 평균 9.2점 8.0리바운드를 올렸다.
드래프트에서는 정확한 슈팅력을 보유한 포워드 자원 트레이 머피를 지명했다. 머피는 서머리그에서 평균 16.3점 7.0리바운드 3점 성공률 44.0%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어필했다.
현재의 뉴올리언스는 현실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전력이다. 새롭게 감독으로 선임된 윌리 그린은 수비 전술을 구축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감독 경험이 없는 인물. 한 팀을 시즌 내내 지휘하는 것에 있어서는 아직 의문부호가 붙는다.
뉴올리언스는 내년 여름 사토란스키와 발렌슈나스, 하트 등이 풀리면서 다시 한번 샐러리 캡 여유가 생긴다. 그러나 폴과 라우리 영입에 실패한 사례로 짐작했을 때 대형 FA들에게 뉴올리언스는 매력적인 행선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뉴올리언스는 자이언과 동행이 생각보다 길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자이언은 이제 3년 차에 돌입하는 젊은 선수지만, 끊임없이 뉴올리언스를 떠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뉴올리언스가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면 자이언은 정말 결별을 원할 수도 있다.
뉴올리언스는 이미 자신들이 직접 지명한 슈퍼스타인 크리스 폴과 앤써니 데이비스를 트레이드로 떠나보낸 바 있다. 자이언마저 팀을 떠난다면, 뼈아픈 역사가 다시 반복되는 셈이다.
이번 시즌 성적과 프런트의 움직임에 따라 구단의 미래가 크게 요동칠 수도 있는 뉴올리언스다. 과연 뉴올리언스와 자이언이 오래 함께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