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해리 케인이 27일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넘어져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의 부진이 심각하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경기에 출전해 단 한 골도 터뜨리지 못한 것은 물론 도움조차 하나 없다. 개막 3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곧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었지만 골 침묵이 이어지고 팀도 3연패로 미끄러쳤다. 급기야 팬들 사이에서 케인을 향해 ‘누누 산투 감독과 함께 팀을 떠나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수치로 나타난 그의 기록만 봐도 그가 올 시즌 경기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잘 나타내주고 있다.
EPL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케인은 이번 시즌 리그 성적은 5경기 출전에 득점 0골-도움 0개. 가장 긴 골 침묵이다. 2014~15시즌 21골을 터뜨린 이후 지난 시즌까지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3차례나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야말로 존재감 ‘제로’에 가깝다.
특히 27일 벌어진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졸전 끝에 패하자 비난의 화살은 케인에게 집중되고 있다. 최전방 공격 라인에 선발로 이름을 올렸지만 상대를 거의 위협하지 못했다. 패스 성공은 5회에 그쳤고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는 하나도 없었다. 슈팅 정확도는 20%(5회 중 1회), 공중볼 다툼 성공률은 33%(3회 중 1회)에 그쳤다.
특히 이날 경기 후반 16분에는 에릭 다이어의 롱 패스를 받아 완벽한 골 기회를 잡았지만 케인이 찬 볼은 포스트 옆으로 살짝 빗나가는 등 빅 찬스에서의 결정력도 무뎌졌다. 앞서 지난 11일 크리스탈 팰리스에 0-3으로 완패할 때는 페널티박스에서 터치조차 못했고,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케인이 제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토트넘의 득점력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 올 시즌 리그 6경기에서 토트넘이 기록한 득점은 단 4골밖에 없다. 손흥민이 3골, 델레 알리가 1골을 올린 게 전부다. EPL 20개 팀 가운데 꼴찌에서 세 번째다. 토트넘 밑으로 울버햄프턴(3골), 노리치시티(2골)가 있다.
케인의 이 같은 부진의 원인에 대해 축구 전문매체 ‘골닷컴’은 우선 누누 산투 감독의 전술의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라인을 비교적 많이 내리는 스타일인 데다 공격수 케인을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활용하는 바람에 공격이 날카로움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케인이 지난 시즌 종료 후 곧바로 유로2020에 참가하며 체력이 떨어졌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체스터 시티로의 이적을 추진하다 좌절되자 팀 훈련에 불참하는 등 시준 준비에 소홀히 한 점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