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경기 종료 30초 전까지 완벽했던 허훈, 그 모든 걸 지운 결정적인 턴오버

538 0 0 2022-01-20 14:13: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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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180cm, G)의 결정적인 턴오버는 너무나 뼈아팠다.

수원 KT는 지난 19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서울 SK에 82-85로 패했다.

양 팀 모두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갖는 첫 경기였다. 이날 두 팀의 일전은 4라운드 최고의 빅 매치라고 불리었다. KT는 재차 공동 1위를 원했고, SK는 KT와의 승차를 2경기로 넓히고자 했다. 당연히 타 팀과의 경기보다 중요도가 더욱 남달랐다.

경기 초반부터 피 튀기는 혈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수원 KT는 예상외로 서울 SK에 압도당했다. SK의 적극적인 림 어택이 빛을 발했다. 또한 SK만의 스피드 농구와 자밀 워니(199cm, C)의 스크린을 활용한 공격 옵션, 파생 공격이 성공을 거듭했다. 벤치에서 출발한 오재현(187cm, G)도 에이스 스토퍼 역할을 완벽히 해냄과 동시에 KT의 스위치 수비 허점을 잘 공략했다.

KT도 캐디 라렌(204cm, C)의 높이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따라붙었다. 허훈도 화려한 드리블에 속도의 강약 조절을 가미하며 SK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SK는 꾸준히 김선형(187cm, G)과 최준용(200cm, F)이 워니와 2대2 플레이를 주고받았다. 안영준(186cm, F)도 내 외곽을 오가며 KT의 수비를 흔들었다. 이후, 윙에서 3점슛을 추가했다.

2쿼터 중반까지도 SK의 페이스였다. 압박 수비와 3-2 지역방어로 KT의 득점을 4분 30초 동안 원천봉쇄했다. 워니와 최준용은 골밑에서 마이크 마이어스(200cm, C)를 차단한 후, 앞으로 치고 나가는 안영준과 김선형에게 완벽한 득점 찬스를 선물했다. 어느덧 양 팀의 격차는 15점으로 벌어졌다.

KT로선 흐름을 더 내준다면 아직 전반전이라 한들 승부가 어려워질 수 있었다. 게임 체인저가 필요했다. 또 그 역할을 자처한 선수는 허훈이었다. 허훈은 빠른 손질로 SK 앞 선 턴오버를 유발 후, 단독 속공으로 2쿼터 팀 첫 득점을 기록했다. KT 선수들도 공격에 숨통이 트이자 점차 득점에 가세했다.

허훈도 더욱 신나게 움직임을 가졌다. 속공 레이업, 침착함을 더한 드리블 점퍼, 리버스 레이업으로 연속 득점 행진을 보였다. 세트오펜스에서도 라렌과 볼을 주고받으며 한 번의 아이 페이크로 SK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허훈은 스텝 백에 이은 3점으로 전반전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의 맹활약에 두자릿 수 격차는 어느덧 3점 차 추격전으로 변해있었다.
 



한번 불타오른 허훈은 후반전 더욱 활활 타올랐다. 시작과 동시에 오른쪽 45도에서의 3점슛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냈다. 허훈은 막 경기를 시작한 선수와 같았다.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왕성한 활동량도 역시 줄어들지 않았다.

허훈의 연속 공격 성공에 SK 수비도 점점 그에게 몰렸다. 허훈은 영리하게 이를 역으로 활용했다. 안정적인 드리블로 동료들의 찬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SK의 골밑 수비를 휘저은 후 외곽에 자리 잡은 정성우(178cm, G)의 3점을 도왔다. 라렌과의 투맨 게임도 효과적으로 전개됐다. 허훈을 중심으로 전개된 KT의 매서운 공격의 끝은 6점 차 리드였다.

하지만 SK는 괜히 단독 1위가 아니었다. 당황하지 않았고 침착하게 기본에 충실하며 조금씩 따라붙었다. 또 김선형의 빠른 돌파와 SK의 얼리 오펜스가 계속 성공했다. 안영준과 워니, 최준용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제공권을 장악했다.

다시 허훈이 움직였다. 허훈은 탑에서의 3점슛을 시작으로 드라이브-인까지 이으며 SK의 불같은 추격을 잠재웠다. 끝까지 라렌과 앨리웁 플레이를 선보이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쇼맨십과 공동 1위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그의 포효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 번 한 번의 포제션이 중요한 4쿼터 승부처, 허훈은 자신감 있게 골밑으로 쇄도했으나 SK의 높이에 가로막혔다. 이는 최준용의 역전 득점으로 연결됐다.

허훈은 직전 공격 실패를 만회하고자, 승부를 매듭짓고자, 재차 저돌적으로 림어택을 시도했다. 최원혁은 허훈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최원혁은 스텝을 빼앗겼고 파울까지 범하며 KT에 다시 주도권을 내줬다.

SK는 뛰어난 집중력과 높이의 우위를 살려 워니의 풋백 득점으로 역전을 일궜다. 짜릿한 역전승을 노린 허훈은 천천히 볼 운반을 전개했다.

허훈은 SK의 타이트한 압박 수비에 하프라인에서 넘어졌다. 결정적인 턴오버였다. 허훈은 경기 내내 김선형과 쇼 다운을 주고받으며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시점에서 가장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허훈은 이날 33분 50초 동안 27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패배에 빛을 바랬다.

허훈을 상대했던 김선형은 “허훈이 3쿼터까지 너무 잘했다. 팀 에이스 대결에서 밀리면 안 될 것 같았기에 4쿼터에 더 힘을 냈다. 나처럼 4쿼터에 막 부스터를 쓰면 큰일 난다”며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였다. 전희철 감독도 "허훈은 정말 잘한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허훈은 35살의 김선형을 넘어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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