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기자] 유럽팀 상대로 대승 신기록을 세운다? 절호의 기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몰도바와 친선 A매치를 치른다. 유럽 국가 상대로 역대 최다 스코어 신기록을 바라볼 정도로 벤투호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5일 같은 곳에서 한국과 아이슬란드가 친선전을 치렀다. 한국은 조규성, 권창훈, 백승호, 김진규, 엄지성이 각각 1골씩 몰아쳐 5득점을 했다. 이들 중 조규성, 백승호, 김진규, 엄지성은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팀과 선수단 모두 얻은 게 많은 경기다. 유럽파를 소집할 수 없는 조건에서도 국내파 젊은 선수들이 가치를 증명했다.
한국 A대표팀이 유럽 국가 상대로 4골 차 승리를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2002 한일월드컵 직전 부산에서 열린 친선 A매치 스코틀랜드전 4-1 승리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이천수, 윤정환이 각 1골, 안정환이 2골을 넣어 3점 차 승리를 따냈다.
이번 상대는 아이슬란드, 스코틀랜드보다 약체로 평가받는 몰도바다. 몰도바는 2021년 12월에 발표한 FIFA 랭킹 기준으로 181위 팀이다. FIFA에 가입된 유럽 국가 55개 중에서 52위다. 아시아 국가 중 몽골(184위), 부탄(186위), 라오스(187위)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력 차이를 두고 볼 때 다득점 승리가 예상된다.
벤투 감독은 20일 대한축구협회(KFA) 인터뷰를 통해 “아이슬란드전은 결과도 중요했지만 선수들의 태도가 좋았다. 새로운 선수들이 대표팀에 적응하도록 한 것도 소득”이라면서 “몰도바전에서도 새 선수들이 팀에 잘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몰도바전 이후에 중동으로 이동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른다. 상대는 레바논과 시리아다. 한국은 지난해 가을 홈에서 두 팀과 맞붙었을 때 레바논(1-0 승)과 시리아(2-1 승)를 모두 1점 차로 꺾었다. 이번 중동 2연전에 결과에 따라 월드컵 본선행 조기 확정이 가능하다.
중동 2연전을 앞두고 해외파 선수들이 벤투호에 합류한다. KFA는 지난 17일 “김민재(페네르바체), 정우영(알사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황인범(루빈 카잔), 이재성(마인츠), 황의조(보르도)를 레바논전, 시리아전 명단에 선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상 회복 중인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발탁은 보류했다”고 덧붙였다.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노리는 한국이 몰도바전에서 예열을 마치고 레바논전, 시리아전에서 시원한 승리 소식을 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