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쿠치 유세이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5선발 자원에 445억원을 투자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택이 자칫 어리석은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현지 분석이 나왔다.
토론토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FA(자유계약선수) 기쿠치 유세이를 3년 3600만달러(약 445억원)에 영입했다. 2022년 1600만달러(약 197억원), 2023년과 2024년 각각 1000만달러(약 123억원)를 지급하는 계약이다.
지난 2019시즌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기쿠치는 3시즌 통산 70경기 15승 24패 평균자책점 4.97을 남겼다. 3년차인 지난해 전반기 16경기 6승 4패 평균자책점 3.48의 호투 속 메이저리그 올스타의 영광을 안았지만 후반기서 13경기 1승 5패 평균자책점 5.98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기쿠치는 시즌이 끝나고 시장에 나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올해 개인 옵션 1300만달러(약 152억원)를 받고 팀에 남을 수 있었지만 FA를 택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직장폐쇄라는 변수로 FA 신청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버티고 버틴 끝에 445억원이라는 거액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토론토는 기쿠치를 케빈 가우스먼-호세 베리오스-알렉 마노아-류현진의 뒤를 잇는 5선발로 기용할 계획이다. 네이트 피어슨, 로스 스트리플링 등 5선발 후보가 있었지만 보다 확실한 전력을 갖추기 위해 투자를 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토론토의 이러한 선택이 오버페이가 될 수도 있다는 시선을 보였다. 캐나다 야후 스포츠는 “토론토는 놀라운 보강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어리석은 도박이 될 수 있다”며 “기쿠치는 뛰어난 직구를 가진 좌완투수인 반면 통산 타구 속도가 90.3마일(145km)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타구를 맞는 투수들 중 1명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잦은 기복 또한 기쿠치의 약점으로 꼽혔다. 매체는 “작년에 훌륭한 쾌투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대량실점을 기록한 경기도 제법 있었다. 3년 계약에 대한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잠재력이 터질 경우 5선발로 쓰기엔 아쉬울 것 같은 느낌도 든다”고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결국 관건은 일관된 제구력이다. 좌완 파이어볼러라는 큰 강점이 있기 때문에 변화구 제구만 원활히 이뤄진다면 5선발 그 이상의 실력을 뽐낼 수 있다.
매체는 “직구가 한가운데에 몰리거나 체인지업의 높이 변화가 심하면 안 된다. 제구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물론 블루제이스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그만큼 얻는 것도 많을 것”이라고 기쿠치의 빅리그 4번째 시즌에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