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환·김진규(오른쪽).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마지막 전력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합류가 가까워진 이들은 국가대표 출신 측면 수비수 김문환(27·LA FC)과 중앙 미드필더 김진규(25·부산 아이파크)다.
K리그 복수의 소식통은 13일 “김문환과 김진규가 동시에 전북 유니폼을 입게 될 것 같다. 구단간의 협의가 무난히 진행되고 있고, 선수들 역시 이적 의지가 상당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22시즌 K리그는 2022카타르월드컵 개막(11월 말)을 고려해 2주 가량 빨리 개막했으나, 겨울이적시장은 이달 25일까지 열려있다. 정규리그 5라운드까지 소화한 가운데 각 팀은 그동안 드러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막바지 보강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K리그1 5연패와 함께 통산 9회 우승에 빛나는 전북은 올 시즌 최악의 위기에 놓였다. 홈 2연패와 리그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우승경쟁은커녕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준우승 한풀이를 하려는 울산 현대가 4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상황과는 완전히 대조적이다.
전북의 부진 원인으로 꼽힌 것 중 하나는 2% 부족했던 보강이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주력 포지션임에도 팀 사정에 따라 중앙 수비수로 많이 뛰는 박진섭, 또 다른 3선 자원 맹성웅 등을 데려왔으나 성에 차지 않는다. 1순위 영입 대상으로 정했던 권경원(감바 오사카·일본), 강상우(베이징 궈안), 임채민(선전FC·이상 중국)을 잇달아 놓친 것이 뼈아팠다.
3월 들어서도 꾸준히 영입 후보군을 물색해온 전북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김문환, 김진규와 본격적으로 접촉했고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 한 축구인은 “4월까지 이적시장이 열린 중국이 손짓하는 등 돌발 변수만 없다면 전북 이적은 큰 무리 없이 이뤄질 것 같다”고 귀띔했다.
검증된 오른쪽 풀백 김문환은 국가대표팀 복귀를 노린다. 2018년 하반기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중용된 그는 미국 MLS로 향한 뒤 잠시 잊혀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장거리 원정 부담이 너무 컸다. 지난해 9월 이라크와 홈경기를 끝으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여정에도 동행하지 못했다.
더 이상은 곤란했다. 꿈의 무대에 서려면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먼저 K리그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100만 달러(약 12억3000만 원)의 몸값을 책정한 LA에서도 김문환의 이적을 가로막지 않는다.
김진규는 큰 무대가 필요했다. 2015년부터 부산에 몸담고 있지만 대부분의 커리어를 K리그2(2부)에서 보낸 그는 확실한 대표팀 정착을 바란다. 대표팀의 1월 터키강화훈련에서 번뜩이는 감각을 뽐낸 그는 2차례 평가전에서 골 맛을 봤다. 특히 전북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백승호, 송민규와 호흡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당초 부산은 김진규를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으나, 2월 말부터 기류가 살짝 변했다.
공교롭게도 김문환과 김진규는 전북이 꾸준히 눈독을 들인 자원들이다. 시기가 문제일 뿐 한 번 찍으면 반드시 데려오려는 특유의 기조가 올 봄에도 발동되고 있다. 전북은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중앙수비 옵션에도 대구FC 김우석(26)을 영입하기로 하고, 협상에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