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박민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생애 첫 A대표팀 승선부터 4년 2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까지. 이란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2연전을 앞둔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무려 4명이나 대표팀에 깜짝 발탁하는 결단을 내렸다.
벤투 감독은 14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이란·UAE전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은 이미 확정했지만 벤투 감독은 손흥민(30·토트넘)과 황의조(30·보르도)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는 등 조 1위 등극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대신 부상 등 변수가 많이 발생한 수비진에는 파격적인 선택을 내렸다. 앞서 벤투호에 승선했거나 백업 역할을 맡았던 선수들 대신 사실상 뉴페이스들에게 파격적으로 기회를 준 것이다. 박민규(27·수원FC)는 처음으로 A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재익(23·서울이랜드)과 윤종규(24·FC서울)도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처음으로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골키퍼 김동준(28·제주유나이티드)의 대표팀 승선은 무려 4년 2개월 만이다.
FC서울 윤종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박민규와 윤종규는 홍철(32·대구FC)과 이용(36·전북현대), 강상우(29·베이징 궈안)가 부상 등의 이유로 빠진 측면 수비수 자리에 깜짝 발탁된 자원들이다. 이기제(31·수원삼성)나 김문환(27·로스앤젤레스FC) 등 이미 시험대에 올랐던 측면 수비 자원들 대신 벤투 감독은 이들에게 새롭게 기회를 줬다. 윤종규는 지난 2020년 11월 멕시코·카타르 2연전과 지난해 한일전 승선 이후 재부름을 받았는데, 당시 카타르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박민규는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윤종규는 지난 시즌 32경기, 이번 시즌 역시 전 경기(5경기)에 출전한 오른쪽 측면 수비수다. 레프트백인 박민규는 지난 시즌 부산아이파크에서 31경기에 출전한 뒤 수원FC로 복귀해 역시 전 경기에 출전 중이다. 벤투 감독은 "박민규는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모두 계속 관찰했다. 좋은 기술을 가진 선수로, 수비적으로 좋은 원칙을 보여준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좋은 경기를 했다.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 한다"며 "윤종규도 소속 팀에서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만큼 기회를 줬다"고 설명했다.
서울이랜드FC 수비수 이재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센터백 이재익은 2019년 10월 스리랑카·북한전 이후 2년 5개월 만에 다시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당시 알 아이얀(카타르)에서 뛰던 이재익은 A매치 출전 기회가 닿지는 않았다. 벤투 감독은 "이재익도 지속적으로 관찰한 선수다. 기술적으로 좋다"면서 "김영권(32·울산현대)이 경고 한 장을 가지고 있다. 권경원(30·감바 오사카)도 컨디션을 체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권의 경고누적 결장 가능성과 권경원의 컨디션 문제를 고려해 이재익을 이들의 백업으로 활용해보겠다는 구상이다.
골키퍼 김동준이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성남FC 소속이던 지난 2018년 1월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고 터키 전지훈련에 합류한 게 A대표팀과는 마지막 인연이었다. 그동안 벤투 감독은 김승규(32·가시와 레이솔)와 조현우(31·울산), 구성윤(28·김천상무)에 송범근(25·전북)을 더하는 방식으로 3+1 형태의 골키퍼를 구성해왔는데, 이번 명단엔 구성윤이 빠지고 김동준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개막 후 김동준은 5경기에서 단 1실점만을 허용하며 제주 골문을 지키고 있다.
제주유나이티드 김동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한편 벤투호는 오는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 뒤, 29일엔 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UAE전을 통해 아시아 최종예선 여정을 마무리한다. 벤투 감독은 "가장 중요한 목표였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과제는 이뤄냈지만 야망은 그 이상이 돼야 한다. 승점 6점을 획득해 조 1위에 오르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며 2연전 필승을 다짐했다.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UAE전 축구대표팀 명단(25명)
- 골키퍼 : 김승규(가시와 레이솔) 조현우(울산현대) 송범근(전북현대) 김동준(제주유나이티드)
- 수비수 : 김영권, 김태환(이상 울산현대) 김민재(페네르바체) 권경원(감바 오사카) 박지수(김천상무) 이재익(서울이랜드) 윤종규(FC서울) 김진수(전북현대) 박민규(수원FC)
- 미드필더 : 정우영(알 사드) 백승호, 송민규(이상 전북현대) 김진규(부산아이파크) 이재성(마인츠05) 권창훈(김천상무)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나상호(FC서울)
- 공격수 : 황의조(보르도) 조규성(김천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