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빅4를 비롯해 A급 선수들의 계약이 끝난 후 FA 시장은 조용하다. 12월 들어서 FA 계약은 지난 8일 LG가 원소속 선수인 김진성과 계약을 한 것이 유일하다. 현재 미계약자는 7명이다.
미계약 FA 중 투수 한현희(29)는 예상 외로 시장에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A등급인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전천후 투수다. 불펜으로도, 선발로도 주목받을 커리어를 쌓았고 내년 만 30세로 젊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 방역 수칙 위반 징계, 올해 성적 부진이 매력을 잃게 만든 것 같다.
한현희를 가장 잘 아는 지도자로 염경엽 LG 감독을 꼽을 수 있다. 한현희는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넥센(현 키움)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2012년 넥센의 주루코치였던 염경엽 감독은 2013년 넥센 사령탑으로 감독 첫 출발을 했다.
한현희는 신인이던 2012년 불펜으로 뛰며 43경기 3승 4패 7홀드 평균자책점 3.12로 가능성을 보였다. 염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후 한현희는 단숨에 필승조로 중용됐고 2년 연속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재능을 꽃 피웠다.
한현희는 2013년 69경기에서 5승 1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66경기 4승 2패 2세이브 31홀드 평균자책점 3.20으로 활약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발탁돼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2015년 염 감독은 한현희에게 선발 기회를 줬고, 선발 전환을 시도했다. 한현희는 전반기 막판까지 선발 투수로 뛰며 8승 4패 평균자책점 5.44를 기록했다.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스태미너, 경기 운영에서 경험이 더 필요했다. 후반기 염 감독은 한현희를 다시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한현희는 후반기 27경기에서 3승 9홀드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다.
2015년 12월, 한현희는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뼛조각으로 인한 통증을 계속 참고 던졌는데, 뼛조각 제거와 내측 측부인대 손상을 치료하기 위해 토미 존 서저리를 받기로 했다. 2016년 한현희는 재활로 1년을 보내며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염 감독은 2016시즌을 끝으로 넥센을 떠났다.
한현희는 사이드암 투수이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진다. 만 29세의 어린 나이로 통산 416경기 65승 43패 105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에서 경험이 많다. 투구 이닝 971⅓이닝은 FA 자격을 얻는 투수치고는 많은 이닝은 아니다.
한현희는 지난해 전반기 선발 투수로 뛰며 14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3.79로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 방역 수칙을 위반한 호텔 술자리 모임에 참석했다가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로 인해 FA 자격 취득이 1년 미뤄지게 됐다.
올해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개인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해 시즌 준비과정이 늦어졌다. 21경기(77⅔이닝)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4.75의 평범한 성적에 그쳤다. 후반기에 부진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플레이오프부터 로스터에서 제외돼 한국시리즈에 출장하지 못했다.
한현의는 A등급으로 영입시 20인 보호선수 외에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사인&트레이드 방안이 거론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