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가 많은데…"
NC 다이노스는 17일 "'좌완 에이스' 구창모 선수와 비(非)FA 다년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NC는 국제 대회 성적에 따라 구창모의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 기간이 달라지는 것을 고려해 두 가지 안으로 계약조건을 나눴다.
구창모와 NC의 계약은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을 때는 계약기간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6년 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5억원으로 총액 125억원 규모와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확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계약기간 2023~2029년까지 6+1년이며, 6년 간 보장 연봉은 88억원, 인센티브 및 7년차 계약 실행을 포함하면 최대 132억원 규모의 계약으로 진행됐다.
NC는 "이번 계약은 NC 최초의 비FA 다년 계약으로 핵심 선발 자원에 대한 선제적인 확보, 선수에 대한 동기부여, 선발 투수진의 안정화 및 중장기적인 선수단 전력 구성 계획 실행을 목적으로 이뤄졌다"며 "특히 FA 자격 획득까지 2시즌 이상 남아 있는 선수의 장기계약은 KBO리그 첫 사례로, 장기간의 동행을 희망하는 구단과 선수의 생각이 일치하여 장기계약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창모는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NC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입단 초기에는 경험이 많지 않은 여느 투수와 큰 차이점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2019시즌 23경기에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20을 마크하며 본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0시즌 15경기에서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로 활약하며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구창모는 부상으로 인해 2020시즌 중반부터 2021시즌까지 약 1년이 넘는 시간을 통째로 날렸으나, 올해 마운드로 돌아와 19경기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2.10의 우수한 성적을 남겼다. 통산 성적은 163경기에서 46승 34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 중으로 류현진-김광현-양현종으로 이어지던 대한민국 '좌완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창모의 비FA 다년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공식 발표가 나온 직후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구창모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계약이었는데, 에이전트를 통해서 연락이 왔다. NC에서 제안을 받았던 것이 길어야 일주일 정도였다. 구단에서 제안해 준 계약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사인을 할 수 있었다"고 기쁜 소감을 밝혔다.
NC에서 큰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지만, 연평균 금액만 놓고 본다면, 20억을 조금 넘어선다. FA를 통해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상황에서 구창모가 NC와 장기계약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그는 "보통 장기 계약은 FA를 1년 앞두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첫 FA를 얻기까지 앞으로 최소 두 시즌이 남았고, 병역 문제도 해결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구창모는 "리스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구단에서 좋은 계약을 제시해줬다. 구단이 나를 많이 신경 써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후회 없는 선택을 하자'는 생각이 강했다"며 "큰 계약으로 인해 동기부여와 책임감이 생긴다. 앞으로 건강하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강조했다.
구창모는 더이상 실력적으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건강'이다. 2015년 유니폼을 입은 이후 7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구창모가 FA 자격을 얻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이 때문에 NC는 구창모가 FA 자격을 얻는 시기를 고려해 두 가지 조건의 계약을 제시했다. 구창모의 향후 목표는 단연 '풀타임' 시즌이다.
구창모는 "올해 긴 재활을 마치고 복귀를 했는데, 팬분들께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지금까지 풀타임 시즌을 치러본 경험이 없는데, 앞으로는 증명을 해야 한다. 올해를 돌아봤을 때 아직까지는 반쪽인 것 같다"며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물론, NC에서 앞으로 많은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