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다양한 언어로 감정을 표출했다.
2018년부터 벤투 감독을 보좌한 최태욱 코치는 지난 13일 열린 2022 AFF(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결승 1차전 베트남-태국 경기를 SBS 스포츠를 통해 해설했다.
경기 도중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격하게 항의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입모양만 보면 한국어로 욕설을 하는 듯했다. 이를 본 최태욱 코치는 "박항서 감독이 저렇게 욕하면서 화내는 건 좀처럼 보기 힘들다"고 했다. 박 감독과 최 코치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코치-선수 관계였다.
최태욱 코치는 벤투 감독 사례를 들었다. 그는 "벤투 감독님은 5개국어로 욕을 할 줄 아는 분"이라며 "경기에 나가면 심판국적을 보고 심판이 못 알아듣는 언어로 욕을 하셨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이 말을 들은 해설진은 웃음을 터트렸다.
벤투 감독의 노련함을 높게 평가하는 멘트였다. 최태욱 코치는 "감독이 언성을 높여 항의하면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이 더 힘을 얻는다. 선수단 동기부여 차원에서 일부러 더 항의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이 떠오른다. 당시 한국은 가나전 후반 추가시간에 코너킥을 얻어 공격을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앤서니 테일러(영국) 주심은 코너킥 직전에 종료 휘슬을 불었다.
벤투 감독은 곧장 그라운드로 들어가 테일러 주심에게 어필했다. 얼굴이 붉게 상기될 정도로 흥분한 모습이었다. 테일러 주심은 벤투 감독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벤투 감독의 '액션'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벤투 감독이 항의하기 직전에 김영권, 손흥민, 이강인이 테일러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김영권은 이미 이 경기에서 경고를 한 장 받은 상황. 만약 김영권이 추가로 카드를 받았다면 3차전 포르투갈전에 뛸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벤투 감독의 액션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김영권은 포르투갈전에서 1-1 균형을 만드는 동점골을 넣으며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벤투 감독은 퇴장 징계 탓에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벤투 감독과 최태욱 코치 등 벤투호 코칭스태프는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났다. 대한축구협회는 미하일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을 필두로 새 감독 선임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