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쓰비시컵에서 태국-베트남 결승전서 맞대결
16일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태국의 누안판 람삼 단장(오른쪽).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태국 축구대표팀의 누안판 람삼(57·여) 단장이 박항서(64) 베트남 대표팀 감독을 향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박 감독이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뒤 동남아시아 축구를 바꿨다며 엄지를 세웠다.
베트남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박항서호'는 오는 16일 오후 9시30분 태국 빠툼타니의 타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원정 경기를 통해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다만 홈에서 열린 1차전서 2실점을 허용, 원정 다득점에서 다소 불리해졌다.
'마담 팡'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람삼 단장은 베트남 매체인 VN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박 감독은 동남아시아 축구를 바꾼 지도자"라고 말했다.
상대 단장이 결승전을 치르는 팀의 사령탑을 칭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람삼 단장은 "박항서 감독을 정말 존경한다"면서 "그는 베트남 축구를 바꿔놓았고, 나아가 동남아시아 축구의 판도에도 변화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나아가 '마담 팡'은 "박항서 감독 부임 후 베트남 축구가 발전했다"며 "현재 세계랭킹도 베트남이 96위, 태국이 111위로 차이가 난다. 베트남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졌다"고 평가했다.
람삼 단장은 태국 보험회사 무앙타이 생명의 대표로 해외 명품 사업을 병행하는 비즈니스 우먼이다. 태국 포트FC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단장 자격으로 벤치에 앉는 그는 브라질계 독일 출신 알렉산드르 폴킹 태국 감독만큼 자주 중계 카메라에 잡힌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12일 (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 예선 오만과의 경기 중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실제로 막대한 재력을 자랑하는 람삼 단장은 태국 선수들에게 수시로 명품을 선물하고 파격적인 우승 보너스를 약속하며 동기부여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결승 진출 시 500만밧(약 1억9000만원)의 보너스를 내걸었다고 알려졌다. 나아가 그는 "우승할 경우에는 (태국)선수들을 놀라게 할 정도를 줄 것"이라며 엄청난 '당근'을 예고했다.
한편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는 박항서 감독도 태국과의 마지막 최종 2차전을 앞두고 승리를 다짐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곳에 와서 감독을 5년 하면서 동남아 팀에 딱 한 번 졌다"며 "그것을 이번에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이 언급한 1패는 지난해 1월 스즈키컵 4강에서 태국에 당한 0-2 패배다.
박 감독 부임 이후 2018년 대회에서는 베트남이 정상에 올랐으나, 2022년 1월 열린 대회에서 '박항서호'는 태국에 패하며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베트남은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1차전에서 2골을 내줘 불리한 상황. 하지만 박 감독은 2차전 승리로 우승 트로피를 갖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태국이 유리하지만 우리가 포기할 이유는 없다"라며 "우리가 이기면 우승"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