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에선 정녕 가을야구의 꿈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 에인절스와 6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9)가 또 한번 좌절감에 휩싸였다.
오타니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에인절스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고, 시애틀과의 홈 4연전을 모두 내줬다. 최근 6연패 늪에 빠지면서 시즌 성적 56승57패로 5할 승률도 깨졌다.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7위로 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63승50패)와 격차가 7경기로 벌어졌다.
잔여 49경기에서 7경기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선발 루카스 지올리토, 불펜 레이날도 로페즈, 내야수 C.J. 크론, 외야수 랜달 그리칙 등 투타에서 즉시 전력이 되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가을야구를 위한 승부수를 띄웠지만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오타니의 절망감도 쌓여간다. 지난 4일 시애틀전에서 시즌 40호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9회 4실점으로 팀이 3-5 역전패하자 덕아웃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침을 삼키는 오타니의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분한 마음이 표정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다음 3경기에서도 에인절스는 패배를 거듭했다.시즌 후 FA가 되는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남을 가능성도 더 낮아졌다. 절친한 동료 선수도 차마 에인절스에 남아달라는 말을 못한다. 지난 6일 일본 매체 ‘주니치스포츠’에 따르면 외야수 미키 모니악은 “오타니에게 여기 있으라고 말하긴 어렵다. 그의 인생이고, FA에 대해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니악은 “만약 오타니가 팀을 떠나기로 결정하더라도 지금은 같은 팀 동료 선수다. 그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 함께 승리를 목표로 할 뿐이다”고 말했다. 오타니와 함께하는 마지막 시즌임을 직감한 듯하다.
‘MLB.com’에 따르면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이날 6연패를 당한 뒤 “모든 사람들이 이제 우리가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탈락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안다. 하지만 괜찮다. 우리 팀에는 여전히 26명의 선수와 스태프가 있다”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모니악은 “스윕을 당하는 것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니다. 정말 힘든 시리즈였고, 모두에게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그게 야구이고, 내일 다시 일어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