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안방마님 양의지(36)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대형 악재와 마주했다.
두산은 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포수 양의지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내야수 김민혁을 불러올렸다. 지난 주말부터 심상치 않았던 옆구리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7일 병원을 찾았고, 검진 결과 왼쪽 옆구리 근육이 1.8cm 정도 찢어졌다는 소견을 들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을 비롯한 두산 코치진은 양의지의 1군 엔트리 말소 여부를 두고 심층적으로 고민했다. 5강 싸움을 위해서 양의지는 반드시 필요한 선수인데, 가을까지 바라보고 부상 관리를 할지 당장 순위 싸움을 위해 양의지를 1군 엔트리에 남길지 논의가 필요했다. 논의 결과 이 감독은 양의지에게 최소 열흘은 휴식을 주기로 했다.
두산 관계자는 "부상 부위가 찢어지긴 했으나 정도가 심하진 않다. 다만 괜히 뛰다 (옆구리 근육이) 더 찢어지면 안 되니 휴식을 주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지난달 11연승으로 흐름을 타다 5연패로 흐름이 한풀 꺾인 탓에 끝내 3위를 지키지 못했다. 두산은 8일 현재 시즌 성적 47승44패1무로 5위로 내려앉아 있다. 그사이 최근 4연승을 달린 NC 다이노스가 48승43패1무로 3위, 지난 주말 두산과 주말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챙긴 kt 위즈가 49승44패2무로 4위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양의지의 이탈은 뼈아프다. 양의지는 두산 전력의 절반 또는 그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몸값부터 그렇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양의지에게 4+2년 총액 152억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안겼다. 역대 FA 최고 대우였다.이 감독은 시즌 내내 양의지를 중용했다. 나이 30대 후반 베테랑이라 체력 관리를 해 줄 필요는 있었지만, 거의 포수 마스크를 양의지에게 씌웠다. 양의지는 올해 나선 87경기 가운데 65경기에 포수로 나서 522⅔이닝을 수비했다. 백업 포수 장승현이 52경기, 258⅔이닝으로 부담을 덜긴 했으나 그동안은 양의지의 비중이 훨씬 컸다. 양의지가 돌아올 때까지는 장승현이 양의지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 엔트리에 있는 나머지 포수 박유연은 올해 1군 1경기에서 포수로 4이닝밖에 경험을 쌓지 못했다. 일단 8일 경기는 박유연이 먼저 포수 마스크를 쓴다.
양의지는 올해 기존 4번타자 김재환이 부진한 동안 4번타자 임무까지 맡아왔다. 수비 부담이 있을 때는 지명타자로 4번 자리를 지키면서 타선의 중심을 지켜왔다. 양의지는 올 시즌 타율 0.323(291타수 94안타), 9홈런, 44타점, OPS 0.906으로 두산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였다.
양의지가 이탈한 만큼 이제는 김재환과 양석환, 호세 로하스 등 나머지 중심타자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25에 머물고, 5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고 있는 김재환이 깨어나야 양의지 공백을 그나마 최소화할 수 있다.
한편 두산은 포수는 장승현과 박유연까지 2명을 갖춘 만큼, 타선의 무게감을 더할 카드로 김민혁을 선택했다. 거포 유망주 출신인 김민혁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이 감독이 유심히 성장세를 지켜봤던 선수다. 김민혁은 1군 16경기에서 타율 0.143에 그쳤지만, 오른손 대타로라도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김민혁의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45경기 타율 0.286, 6홈런, 28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