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결정에 말도 제대로 못하고…잼버리 파행에 축구계 속앓이

427 0 0 2023-08-08 06:27: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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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과정에 아무런 항의도 못 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신세가 된 축구계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미숙한 운영의 여파가 축구계로 밀려왔다.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11일 새만큼 캠프장에서 열기로 했던 K팝 콘서트와 폐영식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겠다고 발표한 것이 시작이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전북 현대의 홈구장이다. 공교롭게도 전북은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한축구협회 소관인 FA컵 4강전을 치르고 12일 수원 삼성과 같은 장소에서 K리그1 26라운드를 치를 예정이었다.

콘서트 무대 설치와 해체 시간 등을 고려하면 경기 파행은 불가피했다. 그라운드 훼손 등 그렇지 않아도 고온다습한 기후로 잔디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일정 연기는 전북은 물론 인천, 수원에도 악영향일 수밖에 없다.

전북은 기업 구단이지만,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잼버리 비상 상황에 물품 지원과 공장 견학 등으로 적극 협조하면서 경기장 대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애매한 상황이 됐다.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은 악천후 등 날씨에 의한 연기 등은 경험해 봤어도 외부 행사에 따른 급박한 일정 변경은 처음 접하는 상황이다.

대회를 운영하는 주체지만, 축구협회는 그저 규정만 살필 뿐 모든 결정은 전북이 하고 그다음 승인을 한다는 입장이다. 4강까지 홈 경기 개최 구단에 모든 권리를 위임한다는 것이 골자다 

축구협회 대회 운영 관계자는 "전례 없는 상황이라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7일 정오 무렵에 전북과 인천에 공문으로 경기 연기를 알렸다"라며 국가적인 행사에 누를 끼치지 않는 자원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

물론 태풍 카눈의 영향 등으로 K팝 콘서트와 폐영식은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서울 일원으로 정리됐다. 그렇지만, 이미 경기 연기를 결정한 뒤라는 점에서 인천 역시 숙소 취소 위약금을 지불하는 등 손해를 봤다. 그대로 전주에 머물러 경기하고 오겠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이날 오전에 전북으로부터 대전월드컵경기장 중립 경기 개최에 대한 공문이 왔었다. 이후 점심 무렵 축구협회의 FA컵 일정 연기 공문이 왔다"라며 "대회 운영 최상위 기관의 공문이니 받아들이고 선수단 철수를 전달했다. 그리고 나서 서울 변경 소식이 전해졌다. 선수단이나 구단 직원 모두 당황했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FA컵 규정에 홈 팀이 경기 운영이 불가능하면 원정 팀의 홈구장에서 치르도록 명시, 인천에도 의사 발언권이 있었지만, 축구협회가 논의 과정 없이 일정 변경만 전달해 답답함은 더 커졌다. 선수단은 이미 인천 복귀 후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축구협회가 9일에 다시 경기하라고 한다면 그것도 놀랄 일이다. 전북도 인천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물론 기존 입장권 환불에 새로운 입장권 발매 등 여러 번잡한 상황을 거쳐야 한다. 전북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축구협회 공문이 최종 결정이다"라고 답했다.

대규모의 팬을 보유한 수원도 비슷하다. 연기 공지 후 숙소 취소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지만, 현시점에서는 정상 개최가 유력하다. 수원 관계자는 "팬 중에는 여름휴가 중 관전 계획을 잡은 분들도 있고 연차를 내고 경기 다음날 전주에 머무르려는 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라며 온전히 팬들이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임을 우회적으로 전했다.

FA컵 결승전은 11월 1, 4일 홈과 원정 형식으로 열린다. 전북-인천전은 주중에 넣어야 하지만, 양팀 모두 K리그1이 금요일 경기가 있다. 인천은 22일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이달 마지막 주 수요일이 아니면 들어갈 날짜가 없는 셈이다. 9월 A매치 휴식기 이후에는 ACL 조별리그, 아시안게임 등이 있다는 점에서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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