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1965억? EPL 레코드?' 카이세도, 첼시 데뷔전서 '교체 투입→PK 헌납'..."악몽 같은 데뷔전"

356 0 0 2023-08-21 20:4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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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세스 카이세도가 악몽 같은 데뷔전을 보냈다.

첼시는 21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1-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첼시는 2경기 무승에 빠지며 첫 승을 다음으로 기약했다. 

지난 시즌 첼시는 토드 보엘리 신임 구단주와 함께 파격 행보를 걸었다. 천문학적인 자금력을 앞세워 라힘 스털링, 칼리두 쿨리발리, 마크 쿠쿠렐라, 웨슬리 포파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데니스 자카리아 등을 영입하며 스쿼드를 대폭 강화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주춤하자 곧바로 경질하고 위약금까지 지불하면서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선임했다. 겨울 이적시장 동안 주앙 펠릭스, 브누아 바디아실, 노니 마두에케, 미하일로 무드리크, 엔조 페르난데스 등을 추가로 영입해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첼시는 날개 없이 추락했으며 포터 감독도 끝내 경질 수순을 밟았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임시 사령탑으로 나섰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첼시는 무관과 리그 12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새판 짜기가 시작됐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아래 선수단 물갈이가 진행됐다. 쿨리발리, 오바메양, 에두아르 멘디, 카이 하베르츠, 메이슨 마운트, 마테오 코바시치, 은골로 캉테, 루벤 로프터스-치크,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등이 새로운 팀을 찾아 떠났다. 명가 부활이라는 목표 아래 스탬포드 브릿지에 피바람이 불었다.

이와 발맞춰 전력 보강도 진행했다. 크리스토퍼 은쿤쿠, 디에구 모레이라, 니콜라 잭슨, 안젤루 가브리엘, 레슬리 우고추쿠, 악셀 디사시, 로베르트 산체스 등이 합류했다. 유럽 각지에서 두각을 드러낸 라이징 스타들이 전격 영입된 것. 

정점은 카이세도였다. 당초 카이세도는 리버풀과 연결됐다. 영국 '디 애슬래틱'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리버풀은 카이세도를 위해 EPL 레코드인 1억 1,000만 파운드(약 1,882억 원)에 브라이튼과 합의했다. 브라이튼은 목요일 자정을 마감으로 제안을 받았으며 리버풀이 최고가를 불렀다. 첼시가 건넨 비드는 최대 1억 파운드(약 1,711억 원)였다. 금요일 메디컬 테스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클롭 감독도 인정했다. 로마노에 따르면 클롭 감독은 기자회견 동안 "카이세도 거래가 구단과 합의됐다고 들었다. 선수와 함께 지켜봐야 할 것이다. 메디컬 테스트가 오늘이냐고? 나는 답변할 수 없다. 나도 모른다"라며 던 딜을 예고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뒤엉켰다. 카이세도가 꾸준히 자신을 원했던 첼시행만을 생각하고 있으며 리버풀 측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다. 첼시는 다시 계약을 추진했고 브라이튼과 합의에 도달해 카이세도를 품에 안았다. 이적료는 총액 1억 1,500만 파운드(약 1,968억 원) 수준으로 EPL 레코드까지 갈아치웠다. 첼시는 여기에 사우샘프턴에서 로메오 라비아까지 영입해 중원을 완성했다. 엔조, 카이세도, 라비아로 이적료 총액 5,000억 원에 육박하는 미드필드 라인을 구성했다. 

'블루스'로 거듭난 카이세도는 "첼시에 합류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이 위대한 클럽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 첼시가 나를 불렀을 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이곳에 있는 것은 꿈이 실현된 것이다. 하루빨리 팀과 함께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각본 없는 드라마다. 첼시는 "카이세도는 에콰도르 북부 안데스 산맥 기슭에 위치한 산토도밍고에서 처음 마케렐레를 봤다. 그는 인터넷으로 마케렐레 플레이를 보며 위치 선정과 볼 위닝 플레이를 연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우상인 은골로 캉테가 영입됐다"라며 첼시 레전드인 마케렐레와 캉테를 동경했다고 전했다.

카이세도는 "두 선수가 영감을 줬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너무나 겸손했다. 어렸을 때부터 첼시를 응원했고 경기를 지켜봤다. 이제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첼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다.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가족이라는 동기부여도 있다. "내게 가족은 정말 중요하다. 그들은 내게 전부다. 이 순간을 어머니와 여자친구와 공유하는 건 놀랍다. 그들과 함께 있어 더 행복하다. 가족들과 여자친구는 힘든 순간에도 나를 위해 있었고 언제나 나를 응원했다.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그들은 내 마음속에 있다"라며 전하기도 했다. 2020년 에콰도르 카얌베에서 어머니와 함께 첼시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도 감동을 일으켰다.

조국 에콰도르도 마찬가지다. 카이세도는 "내 뒤에 수많은 에콰도르 아이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내 유니폼을 입는 그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조국을 대표하고 싶다. 그들 역시 계속 최선을 다할 영감을 준다"라고 덧붙였다. 

폭풍 영입 이후 돌입한 웨스트햄 원정. 포체티노 감독은 3-4-2-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원톱은 잭슨이 책임졌다. 2선에선 카니 추쿠에메카, 스털링이 포진했다. 중원은 벤 칠웰, 코너 갤러거, 엔조, 말로 귀스토가 출격했다. 3백은 레비 콜윌, 티아고 실바, 디사시가 호흡을 맞췄다. 골키퍼 장갑은 산체스가 착용했다.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첼시는 전반 7분 만에 나이프 아구에르드에게 선제 실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전반 28분 추쿠에메카가 터뜨린 동점골로 반격했지만 전반 43분 천금 같은 페널티킥(PK) 기회를 엔조가 놓치며 고개를 숙였다. 후반전 돌입 이후 웨스트햄은 미카일 안토니오 득점으로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승부수를 꺼냈다. 후반 16분 칠웰을 대신해 카이세도가 들어갔다. 아구에르드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며 수적 우세까지 점했다. 하지만 경기는 좀처럼 뒤집히지 않았다. 마두에케와 메이슨 버스토우 투입도 무용지물이었다.

종료 직전 참혹한 장면이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카이세도가 에메르송 팔미에리를 막는 과정에서 태클을 범했고 곧바로 PK가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루카스 파케타가 깔끔히 마무리해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첼시는 웨스트햄에 1-3 완패했다.

경기 종료 이후 포체티노 감독은 카이세도에 대해 "그는 잘했다. 마지막 30분 동안 출전시킨 결정은 카이세도가 뛸 준비가 됐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 마지막 순간에 실점했기 때문에 아무 잘못도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라고 평가했다.

연계와 수비 무엇 하나 돋보이지 않았던 카이세도를 두고 혹평이 이어졌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카이세도에게 첼시 선수 중 2번째로 낮은 평점 6.4점을 부여했다. 영국 '풋볼 런던'은 "6번 역할을 부여받았다. 투입 직후 슈팅했지만 옆으로 크게 빗나갔다. 상대에게 PK를 허용했고 악몽 같은 데뷔전이었다"라며 평점 5점을 줬다. 2,000억 원에 육박하는 이적료를 기록했던 카이세도로선 잊고 싶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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