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연합뉴스로이터 연합뉴스AP 연합뉴스[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나는 다른 어떤 선수, 심지어 펠레보다도 더 존경한다." 독일의 축구영웅 프란츠 베켄바워의 평가였다.
잉글랜드 축구 최고의 별이 졌다. 맨유와 잉글랜드의 전설 바비 찰튼 경이 21일(이하 한국시각)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영국의 'BBC'는 22일 '2020년 치매 진단을 받은 찰튼이 '토요일 새벽 이른 시간에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찰튼은 8명의 선수를 포함해 23명의 생명을 앗아간 1958년 맨유의 뮌헨 비행기 참사에서 생존한 인물이다. 하지만 뮌헨의 트라우마 때문에 그의 성격은 겸손하고 내성적이었다.
그는 한 순간도 먼저 유명을 달리한 동료들을 잊지 않았다. 반전은 화려했다. 그는 맨유에서 17년간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FA컵과 유러피언컵, 리그 3관왕을 들어올렸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데니스 로, 조지 베스트와 함께 맨유의 공격을 이끌었다.
잉글랜드 대표로도 A매치 106경기에 출전하여 49골을 터트렸다. 1966년 월드컵 우승이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발롱도르도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섰다.
AFP 연합뉴스AP 연합뉴스AP 연합뉴스전세계가 추모하고 있다. 게리 리네커는 "그는 잉글랜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며 "어렸을 때 그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행운이었다. 그는 나의 영웅이자 많은 사람들의 영웅이었다. 그는 독특했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든, 언어를 말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바비 찰튼이라는 두 단어를 알고 있었다"고 애도했다.
맨유는 이날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를 치렀다. 맨유의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영웅을 기리기 위해 조화를 품에 안고 입장했다. 양팀 선수들은 경기 직전 센터서클에 도열해 묵념한 후 1분 동안 박수를 치며 찰튼의 유산을 기렸다. 맨유 팬들은 찰튼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맨유는 공식 성명을 통해 '클럽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사랑받는 선수 중 한 명인 찰튼의 사망을 애도한다. 그는 맨유나 영국뿐만 아니라 축구가 열리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수백만 명의 영웅이었다'며 '그는 축구선수로서의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스포츠맨십과 진실성으로도 존경받았다. 찰튼은 항상 경기의 거인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은 "찰튼을 여러 차례 만날 수 있었던 특권을 통해 나는 그가 잉글랜드를 대표했다는 개인적인 자부심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전세계 축구계가 전설을 잃은 슬픔에 비통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EPA 연합뉴스AP 연합뉴스찰튼은 2015년 웨인 루니가 기록을 깨기전까지 잉글랜드의 최다 득점자였다. 버밍엄시티 사령탑인 루니는 "아직도 충격적이다. 하프타임에 나오자마자 소식을 들었다"며 "뮌헨 참사를 겪은 후 66년 월드컵과 68년 유러피언컵 우승을 차지한 그는 훌륭한 삶을 살았다. 그는 위대하고 축구계의 절대적인 전설"이라고 기억했다.
찰튼 축구 학교를 졸업한 후 17세에 맨유 1군 데뷔전을 치른 데이비드 베컴은 "찰튼 덕분에 맨유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나는 그에게 모든 빚을 지고 있다"고 했다.
맨유는 이날 셰필드 원정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은 "전설이자 거인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업적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잉글랜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가 이룬 성과는 믿기지 않는다"며 "나는 그를 만날 영광을 누리지 못했지만 그를 위해 승리를 원했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