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의 전설로 74년 서독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우어가 세상을 떠났다.
독일의 빌트 등 현지 언론들은 9일(한국시간) 프란츠 베켄바워가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향년 78세
1945년 뮌헨 출신으로 1964년 바이에른 뮌헨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베켄바워는 64년부터 77년까지 바이에른 뮌헨에서 중앙 수비수이자 리베로로 맹활약, 무려 582경기에 출전해 74골 75도움을 올리며 바이에른 뮌헨을 유러피언컵 (UEFA 챔피언스리그이 전신) 3연패, 분데스리가 5회 우승 등 유럽 축구에 전설적인 업적을 남겼다.
분데스리가 뿐만 아니라 서독 국가대표로 1965년부터 1977년까지 활약한 베켄바워는 103경기에 출전해 14골을 기록, 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준우승과 70년 멕시코 월드컵 3위, 유로 72 우승, 74년 서독 월드컵 우승을 차지, 선수가 들 수 있는 트로피는 모두 들며 전설로 남았다.
함부르크와 뉴욕 코스모스를 거쳐 1983년 현역 선수 생활을 정리한 베켄바워는 1984년 서독 대표팀 감독을 맡아 1990년까지 서독을 이끌며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브라질의 자갈로 감독에 이어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트로피를 든 두 번째 감독으로 이름을 새겼다.
이후 올림피크 마르세유와 바이에른 뮌헨 감독을 거쳐 1994년 바이에른 뮌헨의 회장직에 오르며 본격적인 행정가 생활을 시작한 베켄바워는 2000-01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팀의 중흥기를 이끌며 선수와 지도자, 행정가로 모두 성공한 위대한 축구인이 되었다.
2002년부터 바이에른 뮌헨의 명예회장으로서 일선에서 물러난 베켄바워는 이후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대회 조직위원장 직을 맡아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후에도 베켄바워는 독일 축구의 발전을 위해 활발하게 힘쓰고 있었다.
하지만, 카이저도 흘러가는 세월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최근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두 번의 심장 수술과 골반 인공 관절 수술을 받는 등 투병생활을 이어오던 베켄바워는 시간이 지나며 병세가 악화되었고, 결국 돌아오지 못할 머나먼 길을 떠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