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4)은 티모 베르너(24, 첼시)의 등번호 11번을 이어받으며 라이프치히에 합류했다. 단연 베르너 대체자라는 타이틀이 그의 이름 앞에 붙었다. 율리안 나겔스만 라이프치히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베르너는 황희찬 만으로 대체될 자원이 아니라고 했다.
라이프치히가 2020-21시즌을 앞두고 핵심 공격수 베르너를 첼시로 떠나보냈다. 베르너가 남기고 간 등번호 11번은 황희찬의 몫이었다. 베르너와 신체 조건도 닮았고, 잘츠부르크의 주전 공격수였다는 점에서 황희찬은 베르너의 대체자로 불리기 시작했다. 황희찬도 이런 기대 어린 시선을 모를 리 없다. 그는 입단 기자회견을 통해 “그가 좋은 선수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나의 축구에 집중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은 라이프치히에서 베르너 대체자로 여겨지지 않는다. 나겔스만 감독은 그에게 8번, 10번, 중앙 공격수 등 다양한 역할을 부여할 계획이다. 황희찬 역시 전 소속팀 잘츠부르크와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 경험이 있고, 왕성한 활동량이 장점이기 때문에 나겔스만 계획을 잘 수행할 수 있다.
마르쿠스 크뢰계 단장은 독일 스포츠 전문 매거진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스피드가 빠르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침투 능력과 골대를 등진 상태에서 해결하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라고 설명했다. “베르너는 특별한 선수다. 황희찬에게는 다른 역할이 주어질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독일 스포츠 전문 매거진 <슈포르트 빌트>는 나겔스만 감독에게 ‘베르너를 대체할 선수가 필요할까?’라고 물었다. 나겔스만 감독은 “필요하다”라고 대답했다. “물론 우리는 황희찬을 이미 영입했지만 베르너는 한 명 만으로 대체될 선수가 아니다. 그가 넣었던 45골의 무게를 여러 명이 감당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베르너의 존재감이 절대적이었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공식전 전 경기서 45골을 넣었다. 리그에서는 28골을 기록했다. 34골을 넣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2,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다. 그리고 첼시로 떠났다.
라이프치히가 공격진 보강에 계속 집중하는 이유다. 베르너의 자리를 여러 공격 자원으로 채우길 원한다. 이적 시장이 내달 5일까지 열려있어 라이프치히는 꾸준히 자원을 물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