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와일드카드 결정전이었다. 이 결투를 본 '3위' 두산은 씨익 웃고 있다. LG가 지난 1일 우천 취소에 이어 2일에는 연장 혈투까지 펼치며 진을 뺐기 때문이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LG가 연장 13회 혈투 끝에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신민재가 2사 만루 기회서 짜릿한 좌중간 끝내기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이로써 LG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오는 4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 준플레이오프 상대는 3위 두산 베어스다.
당초 와일드카드 1차전은 1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취소됐다. 비로 취소되면서 LG는 휴식일이 하루 줄어들게 됐다. 만약 1일 경기서 승리했다면 이틀을 쉰 뒤 준플레이오프에 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장 혈투로 많은 전력을 소진한 것도 두산으로서는 호재다. LG는 이날 선발 투수로 켈리가 등판, 7이닝(97구) 3피안타(1피홈런) 10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
여기에 불펜 소모도 컸다. 정우영(1이닝 9구 무실점), 고우석(1⅔이닝 40구 무실점), 진해수(⅓이닝 7구 무실점), 최동환(1이닝 23구 무실점), 송은범(1이닝 15구 무실점), 임찬규(1이닝 18구 1실점)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전력 투구를 펼쳤다. 특히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는 임찬규까지 13회에 마운드에 올라 모든 힘을 다 쏟아부었다. LG로서는 2차전을 생각도 안 한 승부수였다.
더욱이 쌀쌀한 날씨 속에 경기 막판에는 비까지 계속 추적추적 내리면서 선수들의 체력 소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미리 자리 잡은 3위 두산은 미소만 짓게 됐다. 물론 분위기를 탄 LG도 상승세 속에 두산을 만나는 점은 고무적이다. 더욱이 둘은 영원한 서울의 라이벌. 과연 준플레이오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