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가로 변신했다가 약 3년 반 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홍명보 감독이 프로축구 울산 현대 사령탑으로 공식 데뷔하는 무대에서 100% 전력을 가동하기 어렵게 됐다.
홍 감독은 11일 울산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한 뒤 인터뷰를 하고 "이청용, 홍철, 고명진, 이동경의 클럽 월드컵 합류는 불발될 듯하다"고 밝혔다.
울산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우승해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2월 1일부터 카타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다.
이번 클럽 월드컵은 2017년 5월 중국 항저우 뤼청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그해 말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선임돼 3년간 행정가로 일했던 홍 감독의 현장 복귀를 알리는 무대다. 울산 사령탑으로서 치르는 첫 공식 대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를 어느 해보다 치열하게, 어느 팀보다 가장 늦게 마친 울산은 새 시즌 준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부상자도 많다.
이청용, 홍철, 이동경은 무릎을 다쳤고, 고명진은 발목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시즌을 대비해야 하는데 지금 상태들이 너무 안 좋다"면서 "이청용, 홍철, 고명진은 최소한 한 달 이상은 재활이 필요한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청용은 "작년에 오른 무릎을 다쳤는데 어렵게 시즌을 끌고 갔다"면서 "올해는 그래도 우리가 쉴 수 있는 시간이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클럽 월드컵보다는 다가올 K리그 준비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울산에 잔류하는 외국인 선수 데이브 불투이스(네덜란드)와 제이슨 데이비슨(호주)의 클럽 월드컵 참가도 불투명하다.
ACL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간 둘은 대회가 임박해 카타르 현지에서 울산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훈련 매뉴얼은 줬지만, 경기력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면서 "결과적으로 클럽 월드컵은 여기 있는 선수들과 새로 온 선수들로 치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클럽 월드컵에 나설 울산의 전력은 거의 50%밖에 안 된다"라고도 했다.
홍 감독은 멀리 보기로 했다.
그는 "제 욕심은 첫 대회라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나가고 싶은데 그 욕심은 버렸다. 포커스를 시즌에 맞추자고 얘기했다"면서 "제 욕심에 선수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