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수박만하다는 추신수… 비결은 ‘젓가락 神功

443 0 0 2021-03-10 05:49: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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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메이저리거의 특별한 자가격리 훈련법
긴 메이저리그 생활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온 추신수(39·SSG)가 11일 자가 격리를 끝내고 팀 훈련에 합류한다. 지난달 25일 귀국한 추신수는 현재 창원의 한 펜션에서 2주간 자가 격리 중이다. 그는 펜션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곧바로 팀 훈련을 소화할 수 있도록 몸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그의 ‘격리 훈련’을 지켜본 구단 관계자들은 “역시 메이저리그 추신수”라고 입을 모은다. 

◇동체시력 원천은 나무젓가락?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시절 ‘출루머신’이라 불렸다. 2018년엔 52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웠다. 남들보다 뛰어난 동체시력(움직이는 사물에 대해 뇌가 반응해 몸이 행동하도록 하는 시간적 단위 능력)을 지녔다. 그의 격리 생활을 보면 그가 어떻게 동체시력을 단련하는지 알 수 있다.

추신수가 격리 생활 중 빼놓지 않은 게 바로 나무젓가락 타격 훈련이다. 그는 이 나무젓가락을 쥐고 구단 관계자가 매일 3~5m앞에서 던져 주는 여러 색깔 플라스틱 골프공을 치는 훈련을 한다. 미리 색을 정해놓고 그 색 공만 치는 독특한 훈련으로 선구안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 훈련을 멀리서 지켜본 구단 관계자는 “50개를 던지면 목표한 공을 90% 정도 때려낸다”며 그의 선구안에 혀를 내둘렀다.

추신수는 실내서 방망이로 스윙 연습을 못 하는 점을 감안해 40~50cm 길이의 나뭇가지로 풀스윙을 한다. 이때는 물안경, 고글 같은 선글라스 형태의 특수 안경을 낀다. 완전 검은 색에 가운데만 보이는 특수 안경이라 고개를 약간이라도 움직이거나 각도를 틀면 투수의 공이 안 보인다. 타격 자세를 잡을 때 도움 된다고 하는데, 추신수는 10년 넘게 이 훈련을 해왔다. 구단 측은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 때 동체시력 향상에 좋다고 구단이 권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 ‘메이저리그式’ 루틴

추신수는 격리 생활 속에서도 훈련과 식단 조절, 휴식까지 모두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때 루틴을 그대로 소화한다. 20년 동안 미국에서 터득한 생활을 격리 생활에 고스란히 옮겨왔다.

추신수는 오전·오후 2시간씩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한다. 오전엔 요가·필라테스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코어 훈련, 자전거 타기, 트레드밀을 이용한 유산소와 근력 강화 운동을 병행한다. 오후엔 튜빙, 덤벨을 이용한 근육 운동에 티베팅, 캐치볼 훈련을 번갈아 한다. 구단이 제공한 덤벨은 50파운드~100파운드(45kg)까지 11세트(22개)다. 구단 관계자는 “끙끙거리면서 건네는 100파운드짜리 덤벨을 추신수가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올려 깜짝 놀랐다”고 했다.

체력 훈련 중에도 국내 무대에서 처음 상대할 타구단 전력 분석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오전엔 구단이 제공해 준 투수들 영상을 분석하고, 오후엔 사이클링 머신을 타면서 연습경기 중계를 지켜본다.

저녁 식사 후엔 철저하게 쉰다. 음악과 인터넷 서핑을 즐기지만, 소셜미디어는 열심히 안 한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엔 아내 하원미씨와 아이들과 영상 통화로 외로움을 달랜다.

◇추신수는 닭가슴살 애호가

추신수는 전성기 체중(93kg)을 유지하려 격리 중에도 철저하게 식단을 지킨다. 구단 파견 직원과 의논해 당일 식단을 짜는데, 항상 빠지지 않는 메뉴가 닭가슴살이다. 추신수가 직접 구워 먹기도 하고 샐러드에 얹어 먹기도 한다. 젓갈류와 김치, 나물류가 대부분인 20가지 ‘엄마표 밑반찬’과 잡곡밥이 주식이다.

추신수는 비타민과 프로틴도 한국 선수들이 복용하는 것과 다르다며 구단에 부탁해 미국에서 직구(직접구매)한다.

현재 추신수가 머물고 있는 펜션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던 추신수에게 첫 삼진을 안겨줬던 드류 루친스키(33·NC)가 자가 격리했던 곳이다. 추신수는 격리가 해제되는 11일 정오 새 유니폼을 입고 국내 프로 그라운드에 처음 선다. 공교롭게도 고향 부산의 사직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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