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 아자르(레알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네딘 지단 레알마드리드 감독은 정상이 아닌 팀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카드로 에덴 아자르를 택했다. 아자르에게 공격을 맡겼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2020-2021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을 치른 첼시가 2-0 승리를 거뒀다. 앞선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첼시가 결승에 올랐다. 맨체스터시티와 첼시의 결승전은 30일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려 온 레알은 라이트백 다니엘 카르바할, 루카스 바스케스가 모두 이탈한 자리를 메우기 위해 변칙 전략을 택했다. 마르코 아센시오나 나초를 라이트백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지단 감독은 윙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변칙적인 오른쪽 윙백에 세우며 일종의 3-4-1-2 포메이션을 시도했다.
비니시우스가 비교적 후방에 머무르면서, 공격은 카림 벤제마와 아자르 투톱이 일임하는 형태가 됐다. 아자르는 2019년 여름 첼시를 떠난 뒤 처음 스탬포드 브리지로 돌아왔다. 첼시의 티모 베르너, 카이 하베르츠 투톱과 정면 대결하는 양상이 됐다.
결과는 레알의 완패였다. 아자르는 후반 44분까지 경기 대부분을 소화했는데, 측면에서 기습적으로 날린 오른발 강슛이 에두아르 멘디 골키퍼에게 막힌 상황을 제외하면 활약이 아예 없었다.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가 아예 없었다. 종종 발재간을 부렸지만 위협적인 기회로 이어질 수 없는 후방에서 시도한 동작이었다.
레알의 선발 필드 플레이어 10명 중 상대의 공을 빼앗으려는 동작을 경기 내내 단 1회도 안 한 선수는 아자르가 유일했다. 그만큼 팀 플레이에 대한 기여도가 떨어지면, 프리롤 공격수로서 치명적인 상황을 자주 만들어야 했다. 공을 잡았을 때의 플레이뿐 아니라 위치선정이 늘 비효율적이었다. 첼시의 하베르츠가 계속 좋은 위치로 이동하며 별다른 발재간 없이 레알 수비를 위협한 것과 자주 비교됐다. 아자르의 동선은 여전히 왼쪽 측면과 중앙 사이에 국한돼 있었다. 오른쪽까지 폭넓게 움직이거나, 첼시 수비 배후를 노리는 공간 침투를 하는 등 새로운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레알의 에이스 공격수 벤제마가 가끔 고군분투하며 좋은 상황을 만들었는데, 그 중 아자르가 만들어 준 기회는 없었다.
왼쪽 윙어를 선호하는 비니시우스가 불편한 위치인 윙백에서 뛰었다는 걸 감안하면 아자르는 동료들의 수비적인 희생 위에서 중책을 맡고 있었다. 지단 감독은 모두 확고한 주전이 아니라 해도 벤치에 호드리구, 이스코, 마르코 아센시오를 보유한 상태에서 아자르를 신임했다. 첫 교체카드를 측면 수비 교체에 썼기 때문에, 아자르를 빼고 비니시우스를 윙어로 이동시키는 방안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단 감독은 아자르에 대한 신임을 잃지 않았다. 이 선택은 결국 악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