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피칭으로 몸을 만들고 있는 우완투수 이용찬(32)은 어느 팀의 유니폼을 다시 입을까.
구단 내부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곳은 4~5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막상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
‘보호선수 20인’ 규정의 강력한 제어력 때문이다. 자유계약선수(FA) A등급으로 분류된 이용찬 영입을 위해서는 직전 시즌 연봉 300% 또는 200%에 보호 선수 20인 외 보상 선수를 그의 전 소속구단 두산에 내줘야한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보상 선수를 포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규시즌이 한창 진행중이다. 구단 내부 사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오프시즌 보호선수 20인을 묶는 작업보다 훨씬 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4일 “선수에 대해서는 평가가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FA 선수들이라도 보호선수에서 자동 제외되지만 정규시즌 중이라 상황이 다르다. 우리 팀도 그렇지만 다른 팀도 보호 선수 시뮬레이션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정규시즌 중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라면 대형 유출을 각오해야 한다. 팀별 사정에 따라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1군 엔트리의 실속 전력 또는 유망주 가운데서도 앞순위 선수를 내줘야한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최근 재활 피칭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용찬을 두고, 지난 겨울부터 움직인 구단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투수력이 부족한, 지방의 A구단으로 해당 구단은 제시액까지 마련해 움직이려했지만 이용찬이 기대했던 수준과는 거리가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용찬이 이른 봄부터 자신의 재활 피칭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는 사이 관심을 보이는 구단은 하나 둘 늘어나기도 했다. 그 중 수도권의 한 구단이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설’이 최근까지 구체적으로 돌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구단 또한 ‘보호선수 20인’ 규정 등에 적극 행보는 쉽지 않아 실제 움직임은 여전히 수면 아래 가려져 있다.
두산은 표면적으로는 여유를 갖고 이용찬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이용찬이 진행중인 라이프피칭 등의 참관도 미루고 있다. 두산은 이용찬이 실전 피칭이 가능한 시점에 이르면 그때서야 움직임을 구체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김태룡 두산 단장 또한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전한 가운데 두산은 이용찬이 실전 등판이 가능해지는 시점에 이르면 잠실이나 이천구장에서 직접 테스트를 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구단 감독은 “이용찬은 선발과 마무리를 다 해본 투수다. 아프지 않다면 감독으로서는 당연히 탐이 난다. 그런데 보호선수 문제도 있어 쉽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구단 관계자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 등 다른 길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방법을 두산이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