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에서 가장 존경 받는 투수는 클레이튼 커쇼(34)고, 가장 화제인 투수는 트레버 바우어(30)지만, 조용히 가장 한결같이 자기 몫을 해주는 투수는 워커 뷸러(26)다."
다저스는 곧 커쇼로 설명되는 시대가 저무는 걸까.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매체 'LA타임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조금씩 다저스의 새 에이스로 자리를 잡고 있는 뷸러를 집중 조명했다.
뷸러는 올해 13경기에 등판해 6승무패, 83⅓이닝,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13경기 모두 6이닝 이상 투구하며 선발투수로서 이닝이터 능력을 뽐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2년째 패가 없다는 것. 뷸러는 지난 2019년 9월 2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서 6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뒤로 단 한번도 패전을 떠안지 않았다. 14일 선발 등판한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경기까지 정규시즌은 22경기,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2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이다.
LA타임스는 '뷸러가 패전을 떠안은 마지막 경기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팬데믹 시대가 오기 전의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이어 '뷸러는 포스트시즌 경기까지 포함하면 29경기에 등판했는데, 다저스는 22승7패(포스트시즌 5승2패)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뷸러는 정규시즌 2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기록하는 동안 8승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22경기 연속 무패는 구단 역대 2번째 기록이다. 최다 기록은 23경기로 커비 힉비가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 1943년부터 1946년까지 4년에 걸쳐 기록을 세웠다.
뷸러는 커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경기에 깊이 빠져들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길 바라며 투구한다. 커쇼가 다저스에 없었다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거나 믿지 않았을 것이다. 커쇼가 여기서 오랫동안 한 사람으로, 또 선수로 해온 일(마음가짐)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뷸러가 커쇼와 시간을 더 보낼수록 닮아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커쇼는 올해 괴물같았던 과거와 다른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평균자책점은 3.39로 20살 루키였던 2008년(4.26) 이후 가장 높다. 이제 시즌 14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페이스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전과 지난 6일 애틀랜타전 2경기 연속 6이닝 5실점으로 고전해 걱정을 사기도 했다.
에이스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새 에이스는 꾸준한 성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뷸러는 이날 1회에만 33구를 던졌을 정도로 경기 초반 제구가 흔들렸지만, 어쨌든 6이닝 무실점으로 버텼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꾸준하다. 1회에 실점 없이 빠져나올 방법을 찾아냈다. 뷸러가 필요한 순간에 원하는 공이 나왔다. 1회를 버티면서 6이닝 무실점 투구까지 볼 수 있었다. 그게 뷸러의 힘"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