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23일(한국시간)까지 총 73경기에 출전했다. 팀이 치른 99경기 중 73.7%에 출전했다. 경기 수만 놓고 보면 적지 않은 수치다. 다만 규정 타석에서 한참 못자란 타석(212타석)에서 볼 수 있듯이 주전 출전 비중은 다소 떨어진다.
실제 김하성은 7월 일정에서는 네 차례 선발 출전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가 차례로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 빈도가 높았지만, 두 선수가 모두 돌아온 뒤로는 역시 벤치에 있는 시간이 다소 길다. 입단 당시부터 어느 정도는 예견된 일이다. 직접적으로 경쟁자로 뽑혔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꾸준한 활약을 펼치면서 입지는 조금 더 좁아졌다.
벤치에 앉아 있다 경기에 나가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주전 선수들은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자신의 리듬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벤치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같은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KBO리그 데뷔 후 계속 주전으로만 활약했던 김하성의 경우, 벤치에서의 경험이 낯설 법도 하다.
하지만 나갈 때 자신의 몫은 확실히 한다. 김하성은 22일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더블헤더에서 맹활약을 선보였다. 1차전에 선발 2루수로 나선 김하성은 결승 희생플라이는 물론, 숱한 호수비로 샌디에이고 내야를 든든하게 지켰다. 샌디에이고 중계진이 2차전 내내 김하성만 따라다녔을 정도였다. 비 탓에 서스펜디드 경기로 밀린 2차전에서는 선발 3루수로 출전해 1회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이스 팅글러 샌디에이고 감독 또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팅글러 감독은 22일 경기 후 김하성과 멀티 백업으로 활약하고 있는 주릭슨 프로파에 대해 “최근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매우 날카로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오늘 출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두 선수의 집중력을 칭찬했다. 동부 원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활약 덕에 팀이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 최대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또한 김하성의 타격 성적이 썩 좋지는 못하다고 하면서도 뛰어난 수비력을 갖추고 있기에 더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제 수비와 타격에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팀의 소금이 된 김하성. 공격 성적만 더 끌어올린다면 당당히 주전 경쟁에도 나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