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진수.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전북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선두 탈환에 적신호가 켜졌다.
전북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28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겨 13승8무4패, 승점 47로 선두 울산 현대와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0-2로 뒤진 후반 17분과 31분 터진 브라질 공격수 구스타보의 페널티킥(PK) 멀티골과 수원FC 골키퍼 유현의 퇴장이 아니었다면 패할 뻔한 경기였다. 게다가 후반 막판 중앙 미드필더 최영준이 부상을 당해 여러모로 실망스러웠다. 전북은 올 시즌 수원FC와 3차례 대결에서 2무1패로 열세다.
그래도 소득이 전혀 없진 않았다.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왼쪽 풀백 김진수(29)가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전북에서 뛰다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던 그는 지난해 12월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입고 치료에 전념하던 올 7월 친정 복귀를 결정했다.
전북 구단의 헌신적 노력 속에 김진수는 예정보다 빨리 컴백했다. 고별전이었던 지난해 8월 23일 상주 상무(현 김천)전 이후 1년 만에 다시 전북 유니폼을 입고 홈그라운드를 밟았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수원FC의 밀집수비를 측면에서 흔들어줄 카드로 김진수를 선택했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닌 만큼 전북 벤치는 중도 교체도 염두에 뒀다. 그러나 김진수는 풀타임을 뛰었다. 플레이도 강렬했다. 특유의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상대의 왼 측면을 영리하게 파고들었고, 과감하고 빠른 크로스와 패스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 32분에는 날카로운 오른발 킥으로 골대를 때렸다. 경기 후 김 감독도 “아주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김진수의 표정도 밝았다. 다리에 얼음 테이핑을 한 그는 “아프지 않고 경기를 뛰었다. 아킬레스건 부상이 아주 심각하다는 걸 알았고, 주변에선 ‘다시 재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얘기도 많이 했다”고 운을 뗀 뒤 “큰 부상을 입은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더 열심히 재활을 했다. 모두의 헌신에 돌아올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다만 앞으로 팀 내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북은 사살락(태국) 등 여러 풀백 자원들을 데려왔다. 잘 성장한 유스 출신의 ‘차세대 풀백’ 박진성도 기대이상이다.
“측면에서 누가 뛰어도 전북은 늘 좋은 성적을 유지해왔다. K리그에서 롱런을 노리는 사살락, 팀의 레전드 최철순 형, 또 (박)진성이까지 모두가 잘해주고 있다. 내가 내 몫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김진수는 국가대표팀 복귀도 꿈꾼다. 2022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A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솔선수범하는 30대 중반의 베테랑 이용(35)은 그 자체로 동기부여다. 김진수는 “(이)용이 형을 보면서 많이 자극을 받는다. 형의 활약 이상으로 더 많이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월드컵 출전 기회도 2번이나 놓쳤다. 다시 (대표팀에) 돌아가고 싶다”며 단단한 의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