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골키퍼 조성훈.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주중에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1라운드 키워드를 하나 꼽자면 '골키퍼'였다.
시즌이 클라이막스로 접어들며 승점 1점이 급한 시기에 여기저기서 골키퍼와 관련한 이슈가 터져나왔다.
그룹A 진출을 위해 싸우는 6위 포항 스틸러스는 21일, 선두 울산 현대와의 '동해안더비'에서 주전 골키퍼 강현무의 공백을 절감했다. 발목 부상으로 빠진 강현무를 대신해 골키퍼 장갑을 낀 3년차 신예 조성훈이 경험 부족을 드러낸 것이다. 조성훈은 전반 37분 정면으로 날아든 오세훈의 중거리 슛을 제대로 쳐내지 못하며 선제실점을 허용했고, 후반 5분 이동준을 향한 무리한 파울로 페널티를 헌납했다. 포항은 후반 39분 그랜트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벌어진 점수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결국 1대2로 패했다.
9월 들어 반등에 성공한 광주FC도 '골키퍼 리스크'에 울었다. 같은 날 홈에서 열린 전북 현대전에서 1-1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1분, 골키퍼 윤평국이 자기진영 박스 안에서 평범한 공중볼을 잡았다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이를 전북 송민규가 논스톱 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광주는 1대2로 패했다. 최근 물오른 활약을 펼치던 골키퍼였기에 이 실수는 더욱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출처=중계화면, 김영광 인스타그램22일에는 이례적으로 헛발질한 골키퍼가 둘이나 나왔다. 성남FC의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은 수원FC 원정경기에서 팀이 1-2로 끌려가던 추가시간 4분, 자책골을 기록했다. 동료 수비수가 내준 백패스를 롱킥으로 연결하고자 오른발을 내차려는 순간, 공이 잔디의 특정 부분에 맞고 튀어 올라 골문 안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김영광은 경기 후 SNS에 '내 잘못이긴 하지만 잔디도 많이 잘못했네!! 저렇게까지 튈 줄은 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인천 정 산도 백패스 처리 과정에서 헛발질을 했다. 인천 입장에서 다행이라면 공이 골문 밖으로 흘러가 실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충격은 있었다. 이날 시즌 첫 출전한 정 산은 헛발질 여파로 부상을 입었다. 후반 중후반 공격수 투입으로 반전을 꾀한 인천 조성환 감독은 결국 교체카드 한 장을 골키퍼에게 써야 했다. 그나마 이날 경기는 0대0 무승부로 끝났다.
K리그1은 정규리그를 3~4경기(강원은 7경기)씩 남겨뒀다. 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그룹A, 잔류 등 각자의 목표를 향해 막판 스퍼트를 내는 시점에 찾아온 '골키퍼 리스크'를 얼마나 슬기롭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여름장마 이후 K리그 일부 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엉망이 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