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시즌이 되고 있다."
KBO리그 MVP 출신 멜 로하스 주니어(31.한신)가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성적이 바닥을 찍으며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맹활약을 한 뒤에도 마음껏 웃지 못하고 있다.
KBO리그 MVP 출신 로하스가 홈런을 치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불안한 입지가 그를 옭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신 SNS로하스는 17일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경기에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투런 홈런 포함 4타수2안타2타점1득점으로 맹활약 했다.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나름 의미 있는 활약을 펼쳤다.
한숨이 가득 차 있던 스탠드를 한바탕 열광으로 바꿔 놓는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3점 뒤진 7회 무사 1루. 로하스는 히로시마 선발 다마무라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쳤다.
지난 8월 22일 주니치전 이후 첫 홈런. 무려 2달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8호 2점 홈런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로하스는 "우타석에서의 홈런은 꽤 오랜만이어서 감촉도 굉장히 좋았고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졌으니 기쁨도 반감이됐다. 억울함도 있다"고 밝혔다.
경기 전까지 타율 0.234, 6홈런의 좌타석에 비해 우타석에선 타율 0.127, 1홈런으로 고전했다. 우타석에 선 이날 경기서는 1회 선 채 삼진을 당했지만 4회엔 좌전 안타, 7회엔 홈런을 때려내며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홈런에도 웃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로하스는 이날 멀티 히트를 쳤는데도 타율이 0.206에 그친다. 언제든 2군에 내려갈 수 있는 위기다. 현재 2군에 있는 샌즈가 6타점 경기를 하는 등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 스포츠는 "시즌이 끝나도 외국인 선수 경쟁은 혼돈에 빠져 있다. 피닉스리그에 출전 중인 샌즈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로하스는 숨 돌릴 틈이 없어 졌다"고 전했다.
로하스는 "괴로운 시즌이 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조금이라도 팀에 공헌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남은 경기,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앞으로 더 고삐를 바짝 죄야 한다.
올 시즌 뿐 아니라 시즌 후 오프 시즌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현재로선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로하스는 2년 계약이 돼 있지만 자금력이 풍부한 한신은 언제든 계약을 깰 수 있다. 방출 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로하스를 옭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 스포츠가 "시즌이 끝나도 외국인 선수 경쟁이 혼돈에 빠져 있다"고 표현한 이유다.
과연 로하스는 남은 시즌 동안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